한반도평화 2박3일 여정 첫날 회담…文 "전쟁공포 완전해소" 金 "조미 사이 진전"
사상 첫 노동당 본부청사 회담…서훈·정의용 배석에 '비핵화 집중' 분석도
北 극진환대 속 공연·만찬도 함께, 내일도 회담…'답방' 논의되나
(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동취재단 임형섭 김연정 고상민 박경준 설승은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8일 평양에서 역사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 2박3일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방북이자 김 위원장과의 세 번째 정상회담이며, 지난 5월 26일 판문점회담 이후로는 115일 만이다.
특히 이번 회담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와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 변곡점으로 꼽히는 만큼 두 정상의 만남에 전 세계의 시선이 집중됐다.
남북정상은 평양 순안공항 첫 만남부터 포옹을 하며 신뢰 관계를 과시하고, 서로를 향해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을 때"(문 대통령), "큰 성과를 내야겠다"(김 위원장) 등의 발언을 하면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2시간 가량 회담을 했으며, 다음날 오전 2일차 회담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후 남북정상이 합의사항을 함께 발표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문재인 대통령, 마중 나온 김정은 위원장과 '포옹 인사'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평양을 방문했다.
순안공항에선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나와 문 대통령 부부를 영접했으며,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내리자 반갑게 포옹하며 크게 환대했고 두 정상은 평양 시내에서 퍼레이드를 하기도 했다.
백화원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 부부가 문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숙소인 백화원 내부를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우리 사이에 신뢰와 우정이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잘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김 위원장 역시 "더 큰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 회담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 / 연합뉴스 (Yonhapnews)
이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후 3시45분부터 이날의 '메인 이벤트'인 1일차 정상회담에 돌입했다.
회담 장소는 노동당 본부청사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곳에서 남북정상이 회담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한국 측에서는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북한 측에서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배석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다음날까지 회담을 이어가며 남북관계 개선·비핵화 대화 증진·군사긴장 및 전쟁위험 종식 등 3대 의제를 두고 논의하게 된다.
특히 서 원장과 정 실장이 배석한 것으로 미뤄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이슈에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서 원장과 정 실장 모두 북한과 미국 사이의 비핵화 방법론 이견 조율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는 김 위원장의 결단에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고 있고 져야 할 무게를 절감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전 세계인에게도 평화와 번영의 결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역시 비핵화 협상의 '당사자'인 북미 간의 관계를 테이블에서 곧바로 꺼냈다.
김 위원장은 "북남 관계뿐 아니라 문 대통령께서, 다 아시다시피 역사적인 조미 대화, 조미 수뇌 상봉의 불씨를 찾아내고 잘 키워주셨다"며 "조미 상봉의 역사적 만남은 문 대통령의 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고는 "앞으로 조미 사이에도 계속 진전된 결과가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문 대통령께서 기울인 노력에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통령이 그동안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촉진자'이자 '중재자'를 자임해온 점과도 일맥상통하는 언급이다.
남북은 다만, 이날 별도로 회담 내용 브리핑을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19일 오전부터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2일차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그 이후 결과 발표를 한 번에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서 비핵화 외의 2개 의제인 군사긴장 종식이나 남북관계 발전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의 발표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해서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는지, 남북정상의 4차 회담이 약속되는지도 관심을 끈다.
일부에선 4차 회담은 김 위원장의 답방 형식이 되지 않겠느냐 하는 관측도 나온다.
1일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종료…2시간 진행 / 연합뉴스 (Yonhapnews)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회담 뒤에는 평양 대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했고, 이후 목란관에서 환영만찬도 함께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가겠다"며 "남과 북 사이에 군사적 긴장과 전쟁의 공포를 완전히 해소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김 위원장도 "문 대통령과의 뜻깊은 상봉이 북남관계의 획기적인 발전과 평화번영을 지향해 나가는 우리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온 겨레에게 다시 한 번 크나큰 신심과 기쁨을 안겨주는 역사적인 계기로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김 여사는 이날 리설주 여사와 옥류 아동병원에 동행하는 등 친교 시간을 가졌다.
정상 움직임과는 별도로 정치·경제계 인사들로 구성된 수행단도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특별수행단 일부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경제인들과 공기업 대표들은 리룡남 내각 부총리를 만났다.
또 정당 대표들은 안동춘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을, 시민사회 대표들은 김영대 사회민주당 중앙위원장을 각각 만났다.
문대통령·김정은, '겨레의 하나됨' 위한 건배…"백두에서 한라까지"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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