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대성에 이어 역대 2번째 7년 연속 20세이브 달성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손승락(36·롯데 자이언츠)은 7년 연속 20세이브 달성이라는 대기록이 주목받길 원치 않았다.
그는 그보다는 8연패를 마침내 끊어냈다는 것, 그리고 연패 탈출의 발판을 마련한 후배 투수들이 더 많은 박수를 받길 원했다.
손승락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4-1로 앞선 8회말 2사에서 등판해 1⅓이닝을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롯데는 4-1로 승리하며 8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이날 손승락은 시즌 20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2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20세이브를 달성했다.
KBO리그에서 이 기록을 세운 투수는 은퇴한 구대성에 이어 손승락, 단 두 명뿐이다.
개인 기록을 맘껏 축하하기에는 팀에 그리워진 연패의 그림자가 너무나 짙었다.
손승락 역시 경기 뒤 "기록 달성을 축하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7년 연속 20세이브 기록보다 선발로 호투한 노경은과 중간에서 좋은 투구한 구승민이 더 칭찬받았으면 좋겠다"며 공을 돌렸다.
그는 "후배들이 너무 고생하는 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빨리 던지고 싶었다"며 "1이닝 이상 던질 수 있어서,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 5강은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롯데가 8위마저 위태로운 지경에 몰린 데에는 마무리 손승락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지난해 37세이브를 올리며 롯데의 뒷문을 튼튼히 지켰던 손승락은 올 시즌에는 4.89의 평균자책점에 세이브 개수도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시즌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블론 세이브는 6개로 지난해(5개)보다 1개 늘어났다.
손승락도 회한에 젖었다.
그는 "작년에 영차영차 해서 기적적인 가을야구 했던 것이 아직도 생각난다"며 "하지만 이제는 과거일 뿐이다. 지금은 내일 경기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맘이 편치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7년 연속 20세이브는 충분히 자부심을 느낄만한 기록이다. 그만큼 오래 팀 마무리 자리를 맡아야 하고, 자기관리가 확실해야 한다.
손승락은 "몸이 안 아팠기 때문에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며 "건강하게 몸 관리 잘했다는 것 말고는 저 스스로 자랑할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닌 것 같다"고 거듭 겸손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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