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랩 150개 설치…인근 주거지까지 범위 넓혀 개미 차단조치
오후부터 훈증소독…주민 "개미 있는지 자꾸 바닥보게 된다"
(대구=연합뉴스) 김선형 기자 = "자동차 바퀴에 개미가 옮겨붙는다고요."
19일 붉은 불개미 군체가 나온 대구 아파트 건설현장.
작업을 중단한 공사장 곳곳에서 현장 근로자들이 계속해서 "개미"를 외쳐댔다.
전날 이곳에서는 붉은 불개미 여왕개미 1마리, 공주개미 2마리, 수개미 30마리, 번데기 27개, 일개미 770마리 등 830여 마리가 발견되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환경 당국은 오전부터 개미가 나온 두 지점에 15㎝ 크기 플라스틱 트랩 150개를 바닥에 심었다.
6개 구멍이 있는 트랩에는 개미를 유인하기 위한 먹이와 부동액, 알코올을 섞었다.
오후에는 인근 주거지까지 범위를 넓혀 반경 2㎞에 트랩을 설치한다.
방역 작업에 나선 김동언 국립생태원 박사는 "주거지를 직접 보고 개미가 서식할 만한 장소에 트랩을 설치할 계획"이라며 "주로 풀밭, 공원 등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미가 발견된 중국산 조경용 석재에는 틈새마다 초록색 테이프를 붙였다. 그 위에는 연무 연막 작업을 위해 파란색과 초록색 천막을 이중으로 덮었다.
오후 1시부터 훈증 소독을 하며 6시간 일대 통행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붉은 불개미가 나타나자 주민은 불안한 반응을 보였다.
아파트 공사장 앞에 앉아있던 김모(81·여) 할머니는 "길을 가다가 다리가 불편해 어쩔 수 없이 앉았는데 혹시 개미가 있는지 자꾸 바닥을 보게 된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사장은 대로를 하나 두고 150m 거리에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있다.
어수선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상인들은 붉은 불개미가 나왔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른 채 일상을 유지했다.
한 상인은 "단순히 대구에 나타났다는 뉴스만 들었다"며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고 방역에 대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붉은 불개미로 공사장 작업이 중단되자 현장 근로자들의 볼멘 목소리도 나왔다.
한 작업자는 "원칙대로 신고도 다 하고 채집 협조도 다 하는데 공사가 중단돼 불만이 많다"고 전했다.
sunhy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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