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테크코리아, 노동청 규탄…회사 사장 엄중 처벌 촉구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스티커·라벨 제조업체 레이테크코리아 노동자들은 회사 대표의 폭언·폭행에 대한 근로감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서울고용노동청 직원들의 물리력 행사에 노조 조합원이 부상한 것을 두고 노동청을 규탄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서울지부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청은 여성 조합원에 대한 물리력 행사에 대해 사과하고 레이테크코리아에 대한 제대로 된 근로감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노조에 따르면 금속노조 서울지부 동부지역지회 레이테크코리아 분회는 전날 오후 3시 회사 사장의 폭언과 부당한 작업 지시에 대해 제대로 된 근로감독을 시행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집회가 끝난 뒤 노조는 노동청장 면담을 요청하러 근로감독관의 안내에 따라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청 직원들이 사무실 출입문을 걸어 잠갔고, 여성 조합원들이 이에 항의하던 중 출입문 유리가 깨지면서 조합원 머리 위로 쏟아져 얼굴 등이 크게 다쳤다.
노조는 "노동청 공무원들은 우리 노동자들에게 '여기는 아무나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면서 막아섰다"며 "이들은 근로감독관의 안내를 받고 이동하는 노동자들을 물리력으로 가로막고, 급기야 머리가 찢어지는 등 다치게 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노조는 노동청에 조합원 상해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비상식적 업무지시와 폭언 등을 반복하는 사장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레이테크코리아 여성노동자들은 2013년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에 가입했다. 이후 회사 측에서 여러 방법으로 이들에게 불이익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자 회사 측은 제품 포장부에 속한 여성노동자 20여 명을 모두 영업부로 이동시켰다.
지난달 27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이런 인사이동을 부당한 발령으로 판단했고, 이에 사측은 작업대와 의자 없이 본사 바닥에 앉아 포장 업무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분회는 전했다.
조합원들은 이달 12일부터는 사측 지시에 따라 맨바닥에 앉아 포장 업무를 해왔다.
기자회견에서 레이테크코리아 분회 이필자 수석대의원은 "맨바닥에 앉을 수 없어 신문지를 깔고 일했는데 30분도 견디기 힘들었다. 허리가 끊어지는 것 같았고 정말 지옥이 따로 없었다"며 "이런 모습을 보고도 사장은 폭언을 일삼았다"고 말했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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