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팀 "쥐실험으로 좀비세포 축적-질병 연관성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연구진이 쥐의 뇌에서 죽지도 못하고 정상 세포로 기능하지도 못하면서 점점 축적되는 일명 '좀비' 세포가 알츠하이머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대런 베이커 박사팀은 20일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서 더는 증식하지 못하면서 죽지도 못하는 '좀비' 같은 노쇠화 세포(senescent cells)가 축적되는 것이 각종 퇴행성 신경질환과 직접 관련돼 있다는 사실을 유전자 조작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실험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전 연구에서는 노화가 진행되면서 노쇠화 세포가 온몸에 축적돼 조직의 퇴행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이들 세포가 뇌의 노화 및 퇴행성 신경질환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퇴행성 신경질환에 걸리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알츠하이머병 모델 쥐를 만들어 실험한 결과 노쇠화 세포가 인지기능과 관련이 있는 해마 같은 뇌 부위에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노쇠화 세포가 제거되도록 하자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신경섬유 얽힘에 주로 관여하는 타우 단백질 응집과 신경세포 사멸, 기억력 손실 등이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쇠화 세포가 축적되지 않는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해마와 대뇌피질의 신경세포 퇴화가 예방됐고 기억력 손실도 감소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뇌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노화가 진행되면서 노쇠화 세포로 변하는 것은 뉴런의 건강과 신호전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성상세포(astrocytes)와 소교세포(microglia)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퇴행성 신경질환이 시작되기 전 노쇠화 세포를 제거해주면 질병 진행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이 연구 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고 임상에 활용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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