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배 대신 차 타고 고향 오세요"…육지가 된 거제 산달도

입력 2018-09-21 10:05   수정 2018-09-21 16:46

"이젠 배 대신 차 타고 고향 오세요"…육지가 된 거제 산달도
추석 앞두고 21일 산달연륙교 개통, 거제 본섬과 산달도 연결
길이 620m 폭 11m 왕복 2차선 사장교 형태, 본섬과 부속섬 연결하는 세 번째 다리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이젠 자식들이 날씨, 배 시간 걱정 없이 아무 때나 고향 산달도를 오갈 수 있게 됐네요. 배가 없으면 꼼짝할 수 없는 데 이제 편하게 육지 나들이 할 수 있어 감개무량합니다"
경남 거제시의 본섬인 거제도와 부속 섬인 산달도를 이어주는 산달연륙교가 추석을 앞둔 21일 오전 10시 개통했다.
2013년 9월 공사를 시작한 지 5년 만이다.
거제시 거제면에 속한 산달도에는 124가구 주민 240여 명이 3개 마을에 흩어져 산다.
요즘 웬만한 시골까지 진출할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이나 약국도 이곳에는 없다.
명절 장을 보거나 아파서 진료를 받으려면 1시간에 한 번 오는 카페리를 타야 한다.
배를 타면 6∼7분 만에 뭍에 오를 수 있지만, 산달도 주민들은 '바다'라는 장벽 때문에 생긴 불편은 피할 수 없었다.
카페리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운항한다.
배가 끊긴 밤이나 응급환자라도 생길 때는 주민들은 어선 등 개인 배를 급하게 띄워야 했다.
강풍이 불거나 강한 파도가 몰아치기라도 하면 배 승선조차 불가능했다.



그랬던 생활이 21일부터 완전히 바뀌었다.
이젠 24시간 언제든지 뭍을 오갈 수 있게 됐다.
왕복 2차선 차도 옆으로 인도가 나 있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도 쉽게 다리를 건널 수 있다.
이정열(68) 산달도 실리마을 이장은 "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제약이 많았다"며 "이제 마음대로 육지에 갈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복지(56·여) 산전마을 이장은 "다리 개통은 산달도가 생긴 이래 가장 큰 경사다"라며 기뻐했다.
수십 년 동안 주민들을 태우고 운항한 카페리는 다리 개통과 함께 이날 10시부터 운행을 중단했다.
카페리 선장 천남욱(60) 씨는 개인적으로 아쉽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참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산달도 출신인 그는 지난 5년 동안 카페리 선장으로 일해왔다.
그는 "배를 몰면서 섬 주민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며 "배는 더는 운항을 못하게 됐지만, 주민들 숙원사업이 해결됐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산달연륙교는 길이 620m, 폭 11m 왕복 2차선, 사장교 형태다.
거제면 소량리와 산달도를 연결한다.
주탑 디자인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군과 싸워 처음으로 승리한 옥포해전을 기념하려고 세운 옥포대첩기념비를 본떴다.
접속도로 793m까지 포함하면 전체 길이는 1천413m에 이른다.
국비와 지방비 511억원을 들여 2013년 9월 착공 후 5년 만에 준공을 했다.
산달연륙교는 거제도와 부속 섬을 연결하는 세 번째 연륙교다.
거제 본섬과 칠천도를 연결하는 칠천연륙교는 2000년 1월, 거제 본섬과 가조도를 잇는 가조연륙교는 2009년 7월 각각 개통했다.


seam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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