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서 신원미상 시신 157구 냉동트럭 보관…관리 책임자 경질

입력 2018-09-20 01:48   수정 2018-09-20 08:26

멕시코서 신원미상 시신 157구 냉동트럭 보관…관리 책임자 경질
할리스코주 범죄급증에 시신보관 공간 부족하자 트럭 임대…주민 민원 잇따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 서부 할리스코 주 정부가 신원 미상의 시신을 냉동 트럭에 보관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자 관리 책임자를 경질했다.
19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할리스코 주 정부는 지난 17일 루이스 옥타비오 코테로 주 법의학연구소 소장을 해고했다.
늘어나는 강력범죄 속에 신원미상의 시신 157구를 실은 냉동 트럭이 과달라하라 시 교외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바람에 악취가 난다는 인근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라 제기되고 관리 부실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자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다.
멕시코 형사법은 범죄로 희생된 시신의 경우 신원 확인 후 유가족이 인수하지 않으면 처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냉동 트럭에 보관 중이던 대부분의 시신은 범죄조직 등이 살해한 뒤 인적이 드문 장소에 은밀히 만든 구덩이에 매장했다가 발견된 시신들이다.
갈수록 신원미상의 범죄 피해자 시신이 늘어나는데도 주 당국은 주민 반대 등으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자 2년 전부터 시신을 따로 보관하려고 냉동 트럭을 임대해 사용해왔다.
주 당국은 신원미상의 시신 800구를 매장할 수 있는 공동묘지를 만들려고 시도했으나 인근 주민들은 범죄, 질병, 악취를 유발하고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긴다는 이유로 반대해 지지부진한 상태다.
아리스토텔레스 산도발 할리스코 주지사는 법의학연구소장을 직무태만을 이유로 해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코테로 전 소장은 현지언론에 2년 전부터 주 검찰 측에 급증하는 범죄 피해자들의 시체를 시신안치소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면서 시신 보관용 냉동 트럭 한 대가 더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최근 강력범죄에 희생된 시신이 급증하면서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할리스코 주는 잔인하기로 악명높은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의 본거지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멕시코 전역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은 1만6천339건으로, 전년 동기에 견줘 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할리스코주에서는 전년보다 47% 늘어난 1천243건의 살인사건이 보고됐다.
논란이 된 시신 보관 냉동 트럭이 주차할 공터를 찾아 옮겨 다닌 과달라하라시 인근의 틀라호물코와 틀라케파케 지역은 인구 10만 명당 살인율이 50명에 달할 정도로 살인 범죄가 빈발하는 곳이다.
[로이터제공]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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