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의원 "소관부처, 공적 진위확인에 적극 나서야"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된 사람 중 45명이 정부 서훈을 받았으며 이 중 6명의 서훈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재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한 1천6명 중 45명이 79번 정부 서훈을 받았다.
가장 여러번 훈·포장을 받은 사람은 백선엽 장군으로 1950년부터 1980년까지 8차례 서훈을 받았다.
독립군 소탕 부대였던 '간도특설대'에서 근무한 송석하와 신현준, 성신여대 설립자 이숙종은 각각 4차례 서훈을 받았다.
서훈을 받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서훈이 취소된 사람은 김성수와 김응순, 이동락, 이종욱, 임용길, 허용호 등 6명이다.
이 중 고려대 설립자인 인촌 김성수는 1962년 건국공로훈장 복장(지금의 대통령장)을 받았지만 지난해 4월 대법원이 친일행위를 인정한 데 따라 올해 2월 서훈이 취소됐다.
나머지 5명도 2011년 4월 친일행위를 이유로 국무회의에서 서훈이 취소됐다.
상훈법 8조에 따르면 서훈 공적이 거짓으로 밝혀진 경우, 국가안전에 관한 죄를 범한 사람으로서 형을받았거나 적대지역으로 도피한 경우, 형법·관세법·조세범 처벌법에 규정된 죄를 범해 사형,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형을 받은 경우 서훈을 취소할 수 있다.
김성수의 경우 독립운동으로 서훈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친일행위가 인정됨에 따라 허위공적에 해당해 서훈이 취소됐다.
이로써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국가보훈처에서 서훈을 추천했던 사람들은 모두 서훈이 취소됐다.
행안부는 2016년 각 부처에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공적을 확인해 취소 여부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특히 가장 해당 사례가 많은 교육부의 경우 행안부의 요청에 답신조차 하지 않다가 올해 초에야 형식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들은 법 규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공적 확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국회에는 2016년 서훈 취소 사유에 '일제강점하 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를 한 것으로 확정된 경우 등을 추가하는 내용의 상훈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지만 처리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재정 의원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서훈 취소를 위해 소관부처가 공적의 진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해야 한다"면서 "관련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 만큼 국회도 국가 서훈이 갖는 역사적 의의를 고려해 하루빨리 개정 논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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