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따라 멋따라] 천일홍의 '점묘화' 양주 나리공원 vs 장흥 자생수목원

입력 2018-09-22 07:00  

[길따라 멋따라] 천일홍의 '점묘화' 양주 나리공원 vs 장흥 자생수목원

(서울=연합뉴스) 성연재 기자 = 미술에 '점묘화'란 기법이 있다.
수많은 작은 색점들을 찍어 실재 인물과 풍경을 묘사하는 기법으로 유명한 화가 쇠라가 남긴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점과 점이 이어져 색상과 형태를 만든다.

◇ 양주 나리공원 '천일홍 축제'



인간의 눈과 뇌는 그것을 조합해 받아들인다.
경기도 양주시 광사동의 나리 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천일홍 축제를 찾았을 때 쇠라의 그림이 떠올랐다.



드넓은 부지에 핀 천문학적인 숫자의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하나의 커다란 작품을 만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주시는 천만 송이 12만4천여㎡에 천만 송이 천일홍을 비롯해 댑싸리 등 각종 꽃으로 꽃단지를 만들어 관광객들을 유도하고 있다.



주를 이루고 있는 것은 천일홍이다.
천일홍은 원래 열대 아메리카 원산이며 관상용이다. 높이 40∼50cm이고 100여 일 피운다는 꽃 백일홍보다 개화 기간이 길다.
그러나 이름과는 달리 천일홍은 1천일 동안 피지는 않는다. 한해살이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없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수없이 많은 사진으로 찍혀 천일 넘게 보관될 것이기 때문에 천일화라는 이름을 붙여도 손색이 없다.
이곳에는 핑크뮬리, 댑싸리 등 28여 종의 꽃으로 대단위 꽃단지가 조성됐다.
팔뚝만한 망원렌즈를 단 사진 동호회원들을 비롯해 잠시 나들이를 위해 찾은 수도권시민 등 관람객들이 잘 조성된 곳을 거닐며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양주 천만 송이 천일홍 축제는 지난 15∼16일 니리공원 일대에서 열렸지만, 천일홍 꽃은 여전히 그대로 아름다운 자태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다소 아쉬운 것은 축제장 인근에 마련된 주차장이 턱없이 작다는 점이다.
무료 셔틀버스 등을 준비하는 등 운영의 묘가 아쉽다.



이와 반대로 화려한 꽃은 졌지만 이 가을 산책하기 좋은, 조용하기 그지없는 나만의 정원 같은 여행지도 있다.

◇ 장흥 자생수목원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에 있는 자생수목원이다.
흔히 알려진 장흥 유원지와 계곡을 따라 즐비한 먹자판 식당들 사이에 자리 잡은 보석 같은 곳이다.
이 자생수목원은 인공적으로 많은 종류의 식물들을 심지 않고 자생하고 있는 생물들을 최대한 활용해 가꿨다.



자생수목원은 개명산 형제봉 능선의 23만1천여㎡의 자연림에 자리 잡고 있다.
나리공원이 평지라면 이곳은 산기슭에 조성된 곳이라 일단 오르내림이 있다.



이점이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입체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는 것이다.



아무도 걷지 않는 조용한 낙엽송 숲길로 들어서면 이 가을 나를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그토록 바쁘다고 외면하며 만나주지 않던 그 사람. 나 자신을 거기서 만날 수 있다.
낙엽송에 마련된 데크 위 나무벤치에 앉아 조용히 사색하며 책을 봐도 좋고 음악을 들어도 좋다.
이곳의 백미는 철쭉동산 사이로 조성된 빨간 나무다리다.
아래쪽에서 바라보면 마치 중국 무협 영화에서나 본 것처럼 아름답고 고즈넉한 모습으로 한참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사실 자생수목원이 가장 아름다운 때는 철쭉이 피는 5월이다.
그러나 모든 화려함을 벗고 제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지금도 훌륭하다.
숲 해설사 아저씨는 곧 찾아올 단풍철도 5월 만큼 아름답다고 귀띔한다.
관리사 바로 앞쪽 관리사에서는 허브 티와 식사가 가능하다.
조용한 곳에서 나를 만나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polpo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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