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서울=연합뉴스) 평양공동취재단 김효정 기자 = 문 대통령이 '성대한' 환대를 받은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매끄럽게 굴러가는 이면에서 북한의 핵심 실무진들도 2박 3일 내내 동분서주했다.
가장 많은 주목받은 인물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이었다.
그는 남북 정상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나타나 동선 등 행사 진행 상황을 조율했고 늘 휴대전화로 누군가와 연락을 하거나 행사장을 분주히 오가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편히 앉을 수 있도록 의자를 밀어주고 꽃다발을 받아주는 사람도 어김없이 김 제1부부장이었다.
지난 19일 남북 정상 부부가 평양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만찬을 했을 때는 김 제1부부장이 식당 한쪽에 쪼그려 앉아 통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2012년 국방위원회 행사과장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 김 제1부부장의 핵심 업무가 여전히 대형 국가행사의 기획, 진행에 있음을 보여준다.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은 '김정은의 그림자'라는 별명답게 거의 모든 일정에 김정은 위원장을 그림자처럼 수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19일 능라도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를 관람하는 동안 김여정 제1부부장과 함께 내내 남북 정상의 뒤쪽 서 있는 모습이 포착됐고, 양 정상의 백두산 방문에도 함께했다.
북한의 대표적 여성 대남일꾼인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은 방북 기간 내내 김정숙 여사의 일정을 밀착 수행하며 존재감을 보였다.
리설주 여사, 박태성 노동당 교육담당 부위원장과 함께 18일 김 여사의 옥류아동병원, 김원균명칭 음악종합대학 방문에 동행했다.
리설주 여사가 불참한 다음 날 만경대 학생소년궁전 방문에도 동행했는데, 김정숙 여사가 학생들의 공연을 관람할 때 바로 옆에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웃으며 손뼉 치기도 했다.
김 실장은 평창올림픽 개·폐회식 계기에 모두 방남하는 등 최근 남북대화 국면에서 자주 모습을 보이며 차세대 대남 실세로 부상했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와 6·12 북미정상회담에도 동행한 그는 통전부 핵심 인력으로서 대외관계 부문에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 김정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도 김여정 제1부부장 등과 함께 행사장 안팎에서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며 동선 등을 챙기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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