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2천200여명 총에 맞아 최소 360명 사망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제프 세션스 미국 법무장관이 만성적인 총기사고로 몸살을 앓는 시카고를 방문, 범죄 실태 및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고 치안력 약화를 문제로 지적했다.
2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세션스 장관은 전날 시카고 도심 서부 우범지역 오스틴의 경찰서를 찾아 범죄 현황과 추적 시스템에 대해 보고받고, 경찰서 내에 설치된 총기범죄 대응 센터(SDSC)를 둘러봤다.
SDSC는 총격 추적·범죄 다발지역 감시·예측 분석 정보 활용 등을 통해 범죄 방지책을 마련하고자 운영되고 있으며, 연방 정부가 운영 자금 일부를 지원한다.
측근들은 세션스 장관이 이 첨단 설비가 무색할 정도인 시카고 시 범죄 실태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시카고에서 최소 2천226명이 총에 맞아 최소 360명이 숨지고 1천866명이 부상했다. 총기 외 폭력을 포함하면 살인사건 피해자는 420명에 달한다.
세션스 장관은 일리노이 북부 워키건 시에서 열린 경찰 컨퍼런스에 연설하러 가던 중 시카고를 찾았다.
연방 법무부 산하 사법지원국(BJA)이 경찰관 안전 훈련 및 기술 지원을 위해 운영하는 '밸러'(VALOR) 프로그램 일환으로 열린 이 컨퍼런스에서 세션스 장관은 시카고 치안 상황을 언급하며 "폭력 앞에 두 손 들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미 전역에서 폭력 범죄가 급증한 사실을 상기한 후 "시카고는 최악의 사례다. 시카고 시 경찰력 약화가 범죄 실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세션스 장관은 "시카고 경찰이 2014년 공권력 남용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시민자유연맹(ACLU)이 2015년 '시카고 경찰의 인종차별적 불심검문'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제소 위협을 가하자, 정책 결정자들이 아무 대책 없이 서둘러 불심검문 제한 요구에 동의했다"며 "정치인과 법조인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시카고 주민에게 치명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카고 폭력 범죄 대부분이 흑인과 히스패닉계 거주지에서 발생한다"며 "피해자의 94%가 소수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ACLU·'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M)·극좌세력 '안티파'(Antifa)의 말은 더 많은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올 것"이라며 "공공 안전을 원한다면 이 문제를 집중 연구해온 경찰 전문가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총기 폭력 희생자 가족들이 결성한 'POP'(Purpose Over Pain) 회원들은 세션스 장관의 발언에 실망감을 표했다.
이들은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경찰이 아닌 지역사회 현실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하고, 유관 기관들이 협력해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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