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전 회장 "인터넷, 10년 뒤엔 미국·중국형으로 양분될 것"

입력 2018-09-21 09:59   수정 2018-09-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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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전 회장 "인터넷, 10년 뒤엔 미국·중국형으로 양분될 것"
에릭 슈밋 "美주도 자유버전과 中주도 검열버전"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를 한데 묶는 인터넷이 10년 뒤 두 종류로 나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하나는 미국이 주도하는 지금과 같은 인터넷, 다른 하나는 중국처럼 검열이 체계화한 버전일 것이라는 진단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에릭 슈밋 전 구글 회장은 전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투자회사 빌리지 글로벌 VC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슈밋 전 회장은 '인터넷이 조각날 가능성이 얼마나 있느냐'는 한 경제전문가의 물음에 "쪼개지지는 않지만 중국, 미국이 각각 주도하는 인터넷으로 갈라진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답변했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경이롭고 인터넷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계화 덕분에 중국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점이 관측의 근거였다.
슈밋 전 회장은 "중국이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선도적 역할을 멋지게 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진짜 큰 위험은 검열과 통제 등을 가하는, 통치에 있어 다른 지도체제가 이들 제품, 서비스와 함께 다가온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가 작동하는 방식을 보라"며 "60개국 정도가 일대일로와 연관돼 있는데 그 나라들은 자유를 일부 잃어버리더라도 중국이 지닌 기간시설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국가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지구촌에서 시행하는 교역확장 프로젝트다. 동아시아, 중동, 유럽, 아프리카까지 중국과의 온·오프라인 교역이 수월해지도록 조직한다는 것으로 일부에서는 이를 중국의 패권전략으로 보기도 한다.
슈밋 전 회장의 인터넷 양분 전망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중국시장 진입전략이 최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나왔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진입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을 허용하는 버전의 검색엔진을 개발해왔다.
중국에 맞춤형으로 도입될 이 검색엔진에는 검색결과 일부를 첫 화면에서 빼버리는 식으로 숨기는 도구, '평화시위'와 같은 민감한 어구에 대한 검색결과를 완전히 차단하는 도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글이 이익에 눈이 멀어 정보를 조직화해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자사 소명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구글 직원들도 중국 접근 전략에 윤리적 문제가 있다며 경영진에 자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논란에 대해 피차이 CEO는 "구글이 중국에서 더 많은 것을 하겠다는 욕망에 따라 매우 열린 자세로 임해왔다"면서 "꽤 오래 탐색단계를 보내고 여러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으나 중국에서 사업을 발족하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항변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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