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정책으로 폐광 위기…국내 석탄 발전용 배정 늘려달라"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삼척시 도계읍 주민들이 지역경제 근간인 탄광 가동 기반 유지를 촉구하며 17년 만에 다시 거리로 나섰다.
도계지역은 국내 석탄 최대 생산지다.
2017년 국내 석탄 생산량 148만5천t 중 57.5%인 85만4천t이 도계지역에서 생산됐다.
이에 따라 감산을 내용으로 하는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지역이다.
현재 국내 5개 탄광 중 2개가 도계지역에 있다.
이들 탄광의 생산량은 2010년 112만5천t, 2014년 94만6천t 등으로 매년 줄고 있다.
박치석 도계 살리기 범시민 비상대책위원장은 "계속된 감산에도 탄광 재고량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폐광이 불가피하고, 폐광은 곧 도계읍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현재 도계 인구는 약 1만2천 명이다.
이중 탄광 직원 1천400명 등 5천∼6천 명이 석탄산업 관련 인구다.
그는 "석탄산업이 사양화됐지만, 국가 에너지 안보, 서민 연료 확보, 지역경제 보호를 위해 최소한 1개 탄광 이상은 육성·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계 살리기 범시민 비상대책위원회는 탄광 육성·보호를 위한 대책으로 국내 생산 석탄 전량 발전용 배정과 석탄 비축사업 확대를 정부에 요구하고, 지난 19일에는 도계역 앞에서 대정부 투쟁 출정식을 했다.
2000년 285만t에 이르던 국내 석탄의 발전용 소비량은 2017년 23만5천t으로 급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25일 "정부가 27일까지 주민 요구에 대해 답변하지 않는다면 모든 주민 힘을 모아 2000년 생존권 투쟁보다 더 강도 높은 대정부 투쟁에 나설 방침이다"고 말했다.
도계읍 주민은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중앙갱 폐쇄 계획에 반발해 2000년 10월 10일 영동선 철로를 점거하는 등 거센 시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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