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 급여화로 인하요인 생겼지만 누적 인상요인 워낙 커"
(서울=연합뉴스) 박용주 기자 = 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료가 6~12%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는 건강보험 비급여의 급여화 등 이른바 '문재인 케어'가 실행되면서 인상률을 6%포인트 끌어내린 결과다.
금융위원회는 보건복지부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사보험 정책협의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공개했다.
금융위는 2009년 10월부터 판매된 표준화 실손의료보험 상품의 내년 보험료 인상률이 6~12%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인상률이 8~12%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하는 문재인 케어가 점진적으로 실행되는 것을 반영한 수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금까지 ▲ 아동입원비 경감(2017년 10월) ▲ 선택진료 폐지(올해 1월) ▲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올해 4월) ▲ 상급병실 급여화(올해 7월) 등 공보험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실손보험가입자에게 6.15%의 보험료 절감 효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런 절감 효과에도 보험료가 오르는 것은 그간 높은 손해율 등 보험료 인상 요인이 누적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이 없었더라면 표준화 실손보험 보험료는 내년에 12~18%, 표준화전 실손보험은 14~18%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즉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범위가 확대되면서 실손보험 인상률을 다소나마 낮추는 효과를 낸 것이다.
2017년 4월부터 판매한 신(新)실손보험의 경우 6.15%의 보험료 절감 효과를 감안하면 내년 보험료가 8.6% 내려간다. 그동안 누적된 보험료 인상요인이 없다 보니 실제로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이다.
문재인 케어는 2022년까지 30조6천억원을 투입, 모든 비급여를 급여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이 방안의 실행이 완료되면 13.1~25.1%의 실손보험금 감소 효과가 발생한다고 KDI는 분석했다.
다만 각 보험사의 사정이 다르므로 실제 보험료 조정폭은 금융위나 KDI의 예상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금감원은 내년에 조정된 보험료에 대해 보장성 강화 정책 효과가 제대로 반영됐는지를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위 김용범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면서 "보험금 청구단계에서 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복지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권덕철 차관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공·사 의료보험이 궁극적으로 국민의 의료 보장성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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