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미국 '유학파' 회사원이 토익 대리시험을 치다가 적발돼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신분증을 위조하는 '업그레이드'된 수법으로 4년 만에 다시 대리시험에 응시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정영훈 부장판사는 업무방해, 면허증불실기재, 불실기재면허증행사, 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기소된 회사원 A(30)씨에게 징역 6개월과 추징금 1천950만원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해 영어에 능통했던 A씨는 2013년 지인 부탁을 받고 토익 대리시험을 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A씨는 지인 신분증을 본인 것인 양 그대로 들고 시험을 보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됐다.
4년 뒤 2017년 3월 A씨는 어학시험 인터넷 사이트에 대리시험으로 고득점을 받게 해주겠다는 광고 글을 올렸다.
연락 온 6명에게 200만∼500만 원씩 총 1천950만원을 받고 토익, 텝스 등 공인영어시험을 대신 응시했다.
6번이나 대리시험을 봤지만 들키지 않았던 것은 3년 전 대리시험과 달리 신분증을 위조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사전에 의뢰인에게 증명사진을 건네받아 자신의 얼굴과 합성시킨 사진으로 의뢰인이 재발급받은 신분증을 가지고 대리시험에 응시했고 사후에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판사는 "A씨가 반성하고 있으나 동종 범행 전력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고 대리시험 대가로 받은 1천950만원을 추징한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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