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의학대학원, 노인 280명 분석결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고 그대로 놔두면 인지기능에 장애가 생길 위험이 2.7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김현덕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의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에 참여한 노인 280명(평균나이 71세)을 인지장애 그룹(140명), 건강한 대조그룹(140명)으로 나눠 치아 재건 여부와 인지기능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구강질환'(Oral Diseases)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을 보면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은 개수가 5개 이상으로 많은 노인은 4개 미만인 노인보다 인지장애위험이 2.74배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치아 상실 자체는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 요인은 아니었으나, 빠진 치아를 재건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는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 요인이었다.
특히 빠진 어금니를 방치한 경우 인지기능 장애의 위험은 더 컸다.
흥미로운 건 자연치아가 16개 남아있으면서 재건하지 않은 상실 치아가 5개 이상인 사람은 인지장애 위험이 최대 4.36배에 달했지만, 자연치아가 7개로 적으면서도 상실 치아를 4개 미만으로 남겨두고 나머지 치아 전체를 의치로 재건한 사람에서는 인지장애 위험이 관찰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노년기에 남아있는 자연치아의 개수 보다는 씹기(저작) 기능 상실 여부가 인지장애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론했다.
김현덕 교수는 "여러 연구에서 저작기능이 좋지 않은 건 급격한 인지능력 저하와 치매 발생 증가의 위험요인 중 하나로 분석됐다"면서 "저작은 뇌혈류 증가와 관련이 있는데, 고정성 보철이나 의치 치료가 뇌 기능을 향상하는 뇌 혈류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구강위생 관리가 치아 상실과 인지기능 장애를 예방하는 데 기본적인 방법이 될 수 있는 만큼 평상시 녹색 채소를 위주로 한 균형 잡힌 영양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의치와 같은 보철로 치아를 재건하면 저작기능을 회복함으로써 인지장애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연구결과"라며 "치과의사나 국민 모두 자연치아의 보존과 상실된 치아의 재건이 인지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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