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퍼스트레이디 팔 꼭 붙들고 '화기애애'…천지 조망시설 눈길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 조선중앙TV가 21일 오후 남북 정상의 전날 백두산 천지 방문 모습을 영상으로 방영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중앙TV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14분간 남북 정상이 삼지연 공항에 도착했을 때부터 백두산 천지를 방문하고 삼지연 초대소에서 오찬하는 모습, 문 대통령 환송식 등 전날 진행된 백두산 방문 일정 관련 영상을 내보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부가 천지에 오르는 영상은 백두산 향도봉에 새겨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혁명의 성산 백두산. 김정일/1992년 2월 16일 새김'이라는 친필 글귀를 비추며 시작됐다.
중앙TV는 남북 정상 부부가 백두산 장군봉에 설치된 난간에서 천지를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는 장면을 비교적 오랫동안 보여줬다.
전날 우리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과 같이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맞잡은 손을 번쩍 치켜들고 사진을 찍는 장면도 나왔다.
남북 정상 뒤로 김정숙 여사가 리설주 여사의 팔을 꼭 붙들고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천지 조망대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영상에서는 북한이 장군봉에서 천지를 조망할 수 있는 위치에 대리석 난간을 길게 설치하고 바닥을 깔아 전망대 형태로 꾸민 모습이 비교적 확연하게 드러났다. 남북 정상 부부가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의자를 가져다 두기도 했다.
이런 구조물은 김정은 위원장이 그 직전 천지를 방문했을 때인 지난해 12월 9일 북한 매체 보도에서는 포착되지 않았다.
천지 호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이 눈에 띄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노광철 인민무력상, 송영무 장관 등 세 사람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생수병에 담아간 제주도 한라산 물을 천지 물과 '합수'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삼지연초대소 오찬 영상에서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삼지연 연못가를 단둘이 산책하는 장면이 비중 있게 나왔다. 이 장면은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의 '도보다리 산책'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중앙TV는 지난 19일 문 대통령의 평양 순안공항 환영식 보도와 마찬가지로 삼지연공항 환영·환송식을 보여주면서 북한군 의장대 대장이 문 대통령에게 "대통령 각하"라고 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내보냈다.
kimhyoj@yna.co.kr
[풀영상] 북한 조선중앙TV, 문재인 대통령 방북 마지막날 현장 공개 /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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