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 103일' 서울 지하철 노사갈등, 추석 앞두고 극적타결

입력 2018-09-2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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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농성 103일' 서울 지하철 노사갈등, 추석 앞두고 극적타결
지하철 무인화 사업, 사회적 기구 통해 논의
18년 이상 근속자 단계적 승진 합의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노사협상이 타결됐다.
노동조합이 지하철 무인화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나선 지 103일 만이다.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노사가 마라톤협상을 벌인 끝에 밤 11시께 협상을 타결했다.
노사는 전자동운전(DTOㆍDriverless train operation)·스마트 스테이션 등 지하철 무인화 사업 추진 여부를 사회적 기구를 통해 논의하기로 했다.
사회적 논의 과정은 서울시가 주관하고 시민사회단체, 학계 등이 참여하게 된다.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논의 결과를 반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는 5급 직원 중 경력이 18년 이상 지난 직원에 대해서는 순차적으로 합리적 근속 승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한 세부 내용은 노사 간 실무 논의를 통해 확정하기로 했다.
올해 3월 무기계약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7급보 직원(입사 3년 미만)의 직무역량평가(NCS), 직무교육은 연내 실시하기로 했다.
공사는 7급보 직원에 대해 입사 3년을 채우거나 직무역량평가 필기시험을 통과하면 7급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노조는 "누구라도 불합격자가 나온다면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며 7급 일괄전환을 주장해왔다.
공사 노조는 무인화 사업 중단 등을 요구하며 지난 6월 11일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 7월 20일에는 조합원 1만명이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서명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사측은 노조가 무인화 사업을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 장기근속자 3천800여명에 대한 승진을 요구한다고 맞서며 노사 협의에 진척이 없었다.
그러자 윤병범 서울교통공사 노조위원장이 단식을 벌이며 투쟁 수위를 높였다.
갈등이 석 달 넘게 이어지자 지난 14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천막 농성장을 찾아가 중재를 시도했고, 이후 일주일 만에 협상 타결을 이루게 됐다.
노사협상 타결일에 단식 33일째를 맞은 윤 위원장은 합의서 서명 후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사협상을 중재한 서울시 관계자는 "추석 연휴 이전에 협상을 타결할 수 있도록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고 절충했다"며 "쟁점이 됐던 근속자 승진의 경우 단계적으로 풀어 조직에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경력자를 예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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