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도넛 경제학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대한민국 명문종가 100 = 이연자 지음.
다도·전통음식 전문가인 저자가 20년 동안 탐방한 우리나라 명문종가 100가문을 소개한다.
고택의 자태에서부터 예법, 복식, 자녀교육법, 내림음식, 각종 문화유산, 유적지, 유물 등 보고 들은 것을 생생히 담아냈다.
차례, 제례를 비롯해 통과의례 면면도 상세히 살핀다. 명문으로 불리는 종가에서 제사를 화려하게 차리는 경우는 별로 없단다. 퇴계 종가에서는 밥, 국, 과일, 단술을 포함해 12가지 음식으로 단출하게 제사를 지낸다. 제사상에 오르는 음식이 10가지도 안 되는 종가도 많다.
종가의 생활문화뿐 아니라 격변기에 종가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종손, 종부들의 삶의 애환도 전한다.
저자는 20년간 140여 종가를 탐방했으며, 취재기 일부를 '천년의 삶으로 이어온 종가 이야기', '명문종가를 찾아서', '명문종가 사람들' 등의 책으로 펴냈다.
21세기북스 펴냄. 1권 672쪽 2권 664쪽. 각 권 6만5천원.
▲ 과자는 마음이다 = 윤영달 지음.
50년간 과자에 빠져서 산 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의 자전적 경영 에세이.
인생의 시기별로 8개 키워드에 따라 몸소 겪은 삶의 이야기를 전한다.
크라운산도, 죠리퐁, 버터와플, 허니버터칩 등 크라운해태제과 대표 상품 개발에 얽힌 비화도 담았다.
크라운제과 파산 위기를 이겨내고 해태제과를 인수하기까지 시련의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기업 이윤의 10%를 문화행사 후원과 주최, 직원들의 예술지능(AQ) 향상에 투자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메세나(예술활동 후원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대한민국이 21세기 선진국이 되기 위해선 예술을 삶에서 자연스럽게 향유하고 이를 통해 창조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과 사회 시스템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에이북스 펴냄. 263쪽. 1만8천원.
▲ 도넛 경제학 = 케이트 레이워스 지음. 홍기빈 옮김.
150여 년을 지속한 주류 경제학 틀에서 벗어나 21세기 인류 번영과 발전을 꾀할 새로운 경제 프레임을 제시한다.
저자는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는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 옥스퍼드 대학교 환경변화연구소 연구원이다.
그는 주류 경제학에서 외면하는 자원고갈, 환경파괴, 기후변화, 경제적 불평등 등 지구적 과제들까지 포괄할 새로운 경제 프레임으로 '도넛 경제학 모델'을 제시한다.
이 모델을 도식화하면 한 쌍의 동심원으로 이뤄져 미국식 도넛과 같은 형태를 띤다.
"안쪽 고리는 사회적 기초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 안으로 떨어지면 기아와 문맹 같은 심각한 인간성 박탈 사태가 벌어진다. 그리고 바깥쪽 고리는 생태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것으로, 그 밖으로 뛰쳐나가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 등 치명적인 환경 위기가 닥친다. 두 고리 사이에 도넛이 있으니, 이 공간이야말로 지구가 베푸는 한계 안에서 만인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키는 영역이다."
아울러 저자는 새로운 경제학적 사고를 위한 방법으로 목표를 바꿔라, 큰 그림을 보라, 인간 본성을 피어나게 하라, 시스템의 지혜를 배워라, 분배를 설계하라, 재생하라,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려라는 7가지를 제안한다.
학고재 펴냄. 416쪽. 1만4천800원.
▲ 평양 자본주의 백과전서 = 주성하 지음.
김일성종합대학 출신 '탈북 기자'가 시장경제로 급격히 전환하는 북한 평양의 내밀한 모습을 전한다.
책은 돈주(신흥 자본가)들의 호화로운 일상부터 랭천동 빈민층의 어두운 삶까지 평양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그러면서 TV 화면에 비친 것처럼 거리 모습만 달라진 게 아니라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경제 활동 방식도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평양에서 꿈틀대는 엄청난 욕망이 어떤 배경과 힘으로 무엇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알아야 북한의 앞날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세 차례 탈북 시도 끝에 2002년 한국에 왔으며, 이듬해 동아일보 공채 기자로 입사해 지금까지 16년간 기자로 활동한다.
북돋움 펴냄. 376쪽. 1만8천원.
abullapi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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