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비키니 차림으로 힌두교 사원에 들어가 '셀카'를 찍고 종교적 상징물에 기어 올라가는 등 추태를 부리는 외국인 관광객들 때문에 인도네시아 발리 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22일 주간 템포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발리 주 정부는 외국인 관광객의 힌두교 사원 출입을 제한하는 규제를 수 주내 신설할 예정이다.
해당 규제에는 공식 인가를 받은 가이드와 동행하는 관광객만 사원에 들어가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발리 전통의상을 입은 핀란드 출신의 한 50대 남성 관광객이 11세기에 건립된 힌두교 사원인 루훌 바투 카루 사원 내부 성소에 올라서 셀카를 찍는 사건이 벌어진 데 따른 조치다.
'링기 팟마사나'로 불리는 문제의 성소는 발리 힌두교도가 중시하는 여신에게 봉헌된 제단 모양의 구조물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이 남성은 현지 경찰에 자수한 뒤 해당 사원에서 속죄 의식을 치렀다.
일각에선 그를 신성모독 등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재로선 별도의 처벌 없이 국외 추방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발리를 찾는 관광객 수는 2007년 166만명에서 2017년 570만명으로 10년 만에 세 배가 넘게 늘었다.
초코르다 오카 아르타 수카와티 발리 부지사는 외국인이 수영복 차림으로 사원에서 사진을 찍고 조형물에 올라가는 등 부적절하게 행동하는 사례가 늘었다면서 "너무 많이 오다 보니 관광객들의 질도 과거와는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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