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30년 전 숨진 아들 묘소를 찾기 힘들다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들은 경찰이 낡은 사진 한 장만 들고 3시간 동안 헤맨 끝에 값진 '추석 모자 상봉'을 선사했다.
2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부산 해운대구 반송동 반석파출소로 할머니 이모(79) 씨가 찾아왔다.
이씨는 종이 약도와 낡은 사진 한 장을 들고 "30년 전 죽은 아들 묘를 찾고 싶은데 너무 오래돼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씨는 30년 전 낳은 늦둥이 아들을 안타깝게 잃은 슬픔을 잊으려고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최근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아들을 향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진 이씨는 이번 추석에는 아들 면전에 술 한잔이라도 올리려고 꼭 묘를 찾고 싶었다.
이씨의 딱한 사정을 들은 이승찬 경위는 이씨가 꿈에도 그리워한 아들 묘를 보고 가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종이 약도와 30년 전 찍은 묘 사진을 들고 인근 지역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1시간 동안 반송동 여러 묘역을 찾아봤지만 이씨 아들의 묘를 좀처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이 경위는 주변 지리를 잘 아는 동네 주민을 만나 비슷한 묘가 있는 지역을 전해 듣고 동료 경찰관과 헤맨 끝에 2시간 만에 이씨 아들 묘를 찾을 수 있었다.
30년 만에 아들 묘를 다시 찾은 이씨는 "이 은혜를 어떻게 갚겠느냐. 추석 명절에 너무 큰 선물을 받았다"고 연신 고마워했다.
이 경위는 "이씨를 모시고 내려오려고 했지만 30년 만에 재회한 아들을 더 가슴에 안고 싶다고 하셔서 연락처를 남기고 철수했다"며 "묘를 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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