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문은 열려 있지만 관세 몽둥이 위협 속에선 안 돼"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미국 정부가 24일(현지시간) 2천억달러 어치의 중국 제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자 중국은 미국의 일방주의적인 무역 행태를 비판하는 '백서'를 발간해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미중 경제 협력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양국 간의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자는 기존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구인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이날 오후 '중미 무역 마찰에 관한 사실 및 중국의 입장 백서'를 발간했다.
중국은 3만6천자 분량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백서에서 "중미 무역관계는 양국 인민의 복지와 관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 번영, 안정과도 관련된다"면서 "중미 양국에 협력은 유일한 선택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우선 백서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백서는 "2017년 미국의 새 행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미국 우선주의' 구호 아래 상호 존중, 평등 협상 등 국제 교역의 기본 원칙을 내팽개치고 일방주의, 보호주의, 경제 패권주의를 실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미국이 다른 나라를 근거 없이 비난하고 관세부과 등의 극단적인 압력을 가해 '경제적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과 담판의 문은 줄곧 열려 있지만 관세라는 몽둥이로 위협하는 속에서는 담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중국 정부는 이번에 발간한 백서에서 전체적으로 미중 양국의 협력 관계의 중요성과 건강한 관계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서는 "양국의 경제 발전 단계와 제도가 달라 경제무역 마찰이 존재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라며 "관건은 어떻게 신뢰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는 가운데 이견을 통제해나가느냐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교 이래 쌍방은 경제무역 협력에서 서로 이득을 봤다"며 "중미 무역관계는 윈윈 관계이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어 "(미중) 공영만이 더욱 나은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며 "중국의 입장은 일관되며 굳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굳건하게 중미 무역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국과 서로 마주 보는 가운데 상호 존중과 공영의 정신을 기반으로 무역 분쟁을 통제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중국은 향후 미국과 투자협정 협상을 재개하는 한편, '적절한 시기'에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도 시작하고 싶다는 뜻도 피력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