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기 피격' 러 "시리아에 S-300 공급"…이스라엘 겨냥

입력 2018-09-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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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찰기 피격' 러 "시리아에 S-300 공급"…이스라엘 겨냥
국방장관 "푸틴 대통령 지시로 시리아 방공망 현대화"
"러시아군 위협하는 경솔한 행동 자제시키는 효과 확신"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공습 여파로 정찰기가 격추된 러시아가 시리아 방공망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시리아를 안방 드나들듯 하며 공습을 벌인 이스라엘의 작전 행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24일(모스크바 현지시간)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2주 안에 시리아군에 현재보다 발전한 S-300 방공미사일시스템을 공급할 할 것"이라고 밝혔다.
쇼이구 장관은 시리아에서 러시아 군용기 일류신(IL)-20이 시리아군의 방공미사일 S-200에 격추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추가 안보 조처를 지시해 시리아 방공망 현대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또 시리아 지중해 일대에서 시리아 영토를 공격하려는 군용기를 상대로 위성항법장치, 레이더, 교신시스템을 교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달 17일 밤 시리아군이 서부 라타키아 상공에서 작전을 벌인 이스라엘 전투기를 공격하려고 S-200 방공미사일을 쐈으나 아군인 IL-20기를 맞추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바람에 IL-20기 탑승자 15명 전원이 숨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23일 언론 브리핑을 열어 이스라엘 전투기 조종사가 IL-20기를 엄폐물 삼아 시리아군의 미사일에 노출했고, 이스라엘군이 잘못된 작전지역 정보로 러시아군을 오도한 결과 이번 사건이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20일 대표단을 파견해 러시아군과 사건 자료를 공유하면서 IL-20기 피격이 시리아군의 잘못이라고 설득했지만, 러시아는 '모든 책임'을 이스라엘에 돌렸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사건으로 러시아군의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를 설득해 시리아에 S-300 도입을 저지한 이스라엘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쇼이구 장관의 성명에 따르면 러시아는 2013년 시리아에 S-300을 공급하기로 했고, 시리아군을 훈련까지 했지만 이스라엘의 요청으로 인도가 보류됐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를 수시로 드나들며 공습을 벌였지만, 시리아 방공망의 수준이 한단계 높아지면 종전처럼 자유롭게 작전을 벌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시리아내전 기간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패권 확산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수시로 시리아를 공습했다.
이달 초 이스라엘군 당국자는 지난 18개월동안 이란군 부대를 중심으로 시리아 내 목표물을 200곳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제약없이 드나들며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은 러시아의 협조 덕분이다. 시리아정부 관할 지역의 제공권을 가진 러시아가 용인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그처럼 자유롭게 공습을 벌이기란 불가능하다.
러시아는 IL-20기 피격을 이유로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군사작전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으나 시리아의 방공망을 현대화하는 것으로 대응한 것이다.
아울러 지중해를 통한 시리아 공습을 차단하는 전파 교란 조처까지 빼 들었다.
쇼이구 장관은 이스라엘을 겨냥해 "이번 조처는 '과열된 머리'를 식히고 우리 군인을 위협하는 경솔한 행동을 자제하게 하리라 확신한다"고 경고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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