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시법 위반죄로 20일 구류"…최근 6개월 새 세번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政敵)으로 통하는 현지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24일(현지시간) 출소 직후 곧바로 체포돼 또다시 구류 처분을 받았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집회·시위에 관한 행정법 위반죄로 30일간의 구류를 살고 이날 오전 출소한 나발니는 구치소를 나서자마자 곧바로 경찰에 체포됐다.
모스크바 시모놉스키 구역 법원은 곧이어 이날 저녁 그에게 다시 20일의 구류를 선고했다.
법원은 나발니가 트위터, 동영상 등을 통해 지지자들에게 당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이달 9일 연금법 개정 반대 시위에 참여할 것을 호소함으로써 집회·시위에 관한 행정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날 판결로 나발니는 최근 6개월 새 세 번째 구류를 살게 됐다.
나발니는 앞서 지난달 25일 체포돼 30일간의 구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가 지난 1월 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4기 집권을 결정짓는 3월 대선 보이콧을 촉구하기 위한 대규모 시위를 전국적으로 벌일 것을 호소하면서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모스크바 시위에 직접 참가해 행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에 반대하는 불법 반정부 시위를 조직한 죄 등으로 30일간 구류를 산 바 있다.
나발니는 지난 3월 대선에서 푸틴에 도전하려 했으나 과거 지방정부 고문 시절 횡령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 때문에 후보 등록을 거부당했다.
그는 최근에는 정부의 연금법 개정에 반대하는 전국적 저항 시위를 주도해 왔다.
러시아 정부는 2019년부터 시작해 2028년까지 남성 정년 연령을 65세로, 2034년까지 여성 정년 연령을 63세로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연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정년 연령은 남성 60세, 여성 55세로 돼 있다.
의회 심의에 넘겨진 연금법 개정안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5월 4기 집권을 시작하며 공표한 국민복지향상 프로그램 이행에 따른 재정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의 하나지만 여론은 개혁에 상당히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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