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공영방송 사장에 '가짜뉴스 논란·반이민' 마르첼로 포아

입력 2018-09-27 09:59  

伊 공영방송 사장에 '가짜뉴스 논란·반이민' 마르첼로 포아
포퓰리즘 정부 실세 살비니 부총리 최측근…野반대로 제동걸렸다 회생
이탈리아 언론계, 언론자유 훼손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이탈리아 공영방송 RAI 사장에 반(反)유럽연합(EU), 반(反)이민 성향의 마르첼로 포아가 임명됐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의회 산하 RAI 감독위원회는 이날 정부가 최근 RAI 사장으로 지명한 포아의 임명안을 통과시켰다.
포아는 극우정당 '동맹' 대표이자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의 실세인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의 최측근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일가가 소유한 우파 신문 '일 조르날레'의 기자로 20여년 간 활동해 왔다.
포아는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에 대한 쿠데타 음모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짜 뉴스를 자주 공유하고, 동성애자에 대한 적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등의 행보로 논란을 빚었다.
야당은 그가 이탈리아 사회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공영방송의 수장을 맡는 것에 우려를 표명해왔다.
현지 언론단체도 그가 RAI 사장을 맡는 것은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에 포아의 임명안 통과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당 '전진이탈리아'(FI)를 비롯한 야당의 반대로 수 주 동안 제동이 걸린 상태였다.
그러나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최근 살비니 부총리와 회동한 후 입장을 바꾸면서 결국 임명안이 통과됐다.
야권에서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자기 일가 소유의 방송사 '미디어셋'에 정부가 간섭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고 입장을 바꿨다는 추측이 나온다.
가디언은 포아가 임명되면서 RAI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계에서는 RAI 기자들이 언론자유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기자들이 이번 임명에 항의해 사직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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