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동굴구조' 英 잠수사들 '성인 4명도 구조' 뒤늦게 알려져

입력 2018-09-27 10:23  

태국 '동굴구조' 英 잠수사들 '성인 4명도 구조' 뒤늦게 알려져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영국 출신의 동굴 잠수 전문가 리처드 스탠턴과 존 볼랜던은 지난 6월 태국 북부 치앙라이주(州) 탐루엉 동굴에서 실종된 13명의 소년과 코치를 찾기 위해 물이 가득 찬 동굴 통로를 헤엄쳤다.
이들은 소년들이 실종된 지 열흘째인 지난 7월 2일 천신만고 끝에 동굴 안쪽 5∼6㎞ 지점의 에어포켓 구간에서 소년들을 발견하고 이를 외부에 알렸다.
이후 다국적 구조 전문가들과 태국 네이비실 대원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13명의 생존자를 모두 안전하게 구조해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동굴에서 구조된 건 13명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뿐만은 아니었다.
이들 이외에도 물이 불어나 통로가 막힌 동굴에 이틀이나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4명의 현지인이 더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고 일간 더 네이션 등 현지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생환자들은 동굴구조 작업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했던 현지 지하수 개발업체 대표와 직원들이었다.
이들은 원활한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동굴 통로에 고인 물을 빼내러 들어갔다가 고립됐고, 이후 두 영국인 전문가들을 우연히 만나 생환했다.


지하수 개발업체 대표인 수라삔 차이촘뿌는 "구조를 돕기 위해 배수 작업을 하던 도중 잠이 들었고 깨어보니 동굴에 차오른 물 때문에 오도 가도 못한 채 동굴 안에 갇히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꼬박 이틀간 동굴 안에 갇혀 지냈다. 사흘째 소년들을 찾던 영국 전문가들을 우연히 만났고 구조됐다"며 "그들은 우리에게 30분간 잠수법 특강을 한 뒤 구조에 나섰다. 우리는 잠수를 하거나 걸어서 밖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수라삔 대표는 이어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현장에 가자마자 갇히는 신세가 됐는데 영국 전문가들 덕분에 목숨을 구했다"며 "이후 그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개인적으로 찾아가서라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국 코번트리에서 소방관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스탠턴과 브리스톨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볼랜던은 동굴구조 분야 전문가로 지난 6월 소년들과 코치의 실종 사실을 전해 듣고 현장에 합류했다.
이들은 수색작업에 앞서 동굴을 탐사해 구조와 지형을 파악하는 데 힘을 보탰고, 이후 13명의 소년과 코치의 생존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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