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 뉴욕 제치고 올해 'IPO 왕좌' 차지

입력 2018-09-2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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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거래소, 뉴욕 제치고 올해 'IPO 왕좌' 차지
9월까지 자금조달액 286억 달러 달해…나스닥 3위, 상하이 4위
차등의결권 도입 등 '상장 개혁' 주효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올해 세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홍콩거래소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홍콩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84개로, 이들 기업이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286억 달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9억3천만 달러보다 무려 220% 급증한 금액이다.
같은 기간 뉴욕증권거래소의 신규 상장 기업 수는 48개에 그쳤고, IPO 금액 역시 251억 달러로 홍콩에 뒤졌다.
이에 따라 홍콩거래소는 지난해 1분기 이후 세계 IPO 시장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뉴욕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미국 나스닥이 180억 달러로 3위, 상하이 거래소가 104억4천만 달러로 4위에 올랐다.
홍콩거래소는 IPO 부문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신규 상장 기업에 유입된 자금 중 통신 부문의 비중이 47%였고, 소매와 금융 부문이 각각 19%, 13%를 차지했다. 부동산 부문은 7%, 하이테크 기업은 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금융 부문이 61%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것에서 벗어나 다변화를 이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홍콩거래소에서 최대 IPO를 한 기업은 중국 최대 통신인프라기업인 차이나타워(China Tower·중국철탑)로, 지난달 IPO에서 69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7월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도 홍콩 증시에서 54억 달러 규모의 IPO에 성공했고, 중국 온라인 음식 배달업체인 메이투안디엔핑(美團点評)도 이달 42억 달러 규모의 IPO를 했다.
지난해 1분기 세계 IPO 시장에서 4위까지 밀려났던 홍콩거래소가 올해 들어 이 같은 성공을 거둔 것은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상장 규정을 30년 만에 개혁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차등의결권은 1개 주식마다 1개 의결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식에 많은 수의 의결권을 부여해 대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제도다.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맞선 경영권 방어 수단으로 꼽힌다.
차등의결권 제도를 1994년 도입한 뉴욕증권거래소가 구글, 페이스북, 알리바바 등 많은 혁신기업을 끌어들이자, 홍콩거래소도 이에 맞서 올해 차등의결권 제도를 도입하며 IPO 유치에 온 힘을 쏟았다.
홍콩거래소는 또한 아직 매출이나 수익이 발생하지 않은 바이오 기업 등도 상장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 많은 하이테크 기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
컨설팅기업 딜로이트는 올해 홍콩거래소의 IPO가 220개 기업, 총 38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인한 중국 증시의 전반적인 약세로 홍콩거래소에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도 최근 지지부진한 모습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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