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추종 필리핀 반군 '아부사야프', 해상납치 재개 조짐

입력 2018-09-27 11:39  

IS 추종 필리핀 반군 '아부사야프', 해상납치 재개 조짐
주필리핀 한국대사관, 술루·사바 해역에 해적경계령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필리핀 반군 '아부사야프'가 해상납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할 조짐을 보인다.
말레이시아 유력지 더 스타는 아부사야프가 보르네오 섬 주변의 해상납치 활동을 거의 2년 만에 재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10일 보르네오 섬 사바 주 동부 해상에서 팜오일을 운반하던 예인선이 아부사야프의 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예인선은 다행히 인근에 있던 말레이 해군이 신속히 출동한 덕분에 선원이 납치되는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범인들은 필리핀 당국의 추적 끝에 대부분 사살되거나 체포됐지만, 일부는 팔라완에서 필리핀인 2명을 납치한 뒤 본거지로 돌아갔다.
이달 11일에는 사바 주 동부 해안도시인 셈포르나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저인망 어선에서 인도네시아인 선원 두 명이 납치됐다.
소식통은 "납치범들은 이들이 말레이시아인이라고 생각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말레이시아인의 몸값은 보통 100만 링깃(약 2억7천만원)이지만 인도네시아인 선원의 몸값은 5만 링깃(약 1천300만원) 내외"라고 말했다.



아부사야프는 인도네시아인 선원의 몸값으로 400만 링깃을 요구했지만, 협상이 끝나 실제 지급될 몸값은 이보다 크게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일련의 범행은 2016년 필리핀 정부군의 대공세 당시 사망한 것으로 여겨졌던 아부사야프의 부지휘관급 간부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 이슬람 자치정부를 수립해 50년 가까이 이어진 내전을 종식한다는 '방사모로 기본법' 제정에 불만을 품은 현지 유력자들의 지원을 받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해상납치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인접국은 해상경계 활동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20일 밤에는 권총과 장검 등으로 무장한 채 사바 주 해안을 돌며 납치 대상자를 물색하던 아부사야프 협력자 2명이 동(東) 사바보안사령부(ESSCOM)에 적발돼 사살되기도 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아부사야프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납치는 2017년 3월 이후 인근 해역에서 발생한 첫 선원 납치 사건이라면서 지난 25일 필리핀 남부 술루 지역과 말레이시아 동부 사바 주 인근 해역에 해적 경계령을 내렸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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