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의대 공구·이정연 교수팀 연구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 항암제 효과를 떨어뜨리는 내성과 관련된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성과는 새 치료법 개발에 기초 정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구·이정연 한양대 의대 교수팀은 'HER2 양성 유방암'에서 항암제 내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를 찾았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미국국립암연구소 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ancer Institute)에 실렸다.
HER2 양성 유방암은 'HER2'라는 암유전자의 활성이 증가한 유방암을 뜻한다.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 정도가 이 암을 앓고 있고, 이들의 절반 정도는 항암제인 '허셉틴'에 대한 내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연구진은 내성의 원인을 밝히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611명의 임상 정보를 분석한 결과, 'MEL-18'이라는 유전자가 활성화돼 있는 그룹이 허셉틴을 썼을 때 예후가 좋은 것을 발견했다. 이는 MEL-18 유전자의 활성이 항암제 내성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동물실험에서도 이 유전자의 활성과 항암제 내성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유방암을 앓는 쥐 중 MEL-18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는 그룹은 허셉틴에 의해 종양의 크기가 38.3% 수준으로 줄었지만 이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허셉틴에 대한 내성을 보인 것이다.
연구진은 추가 실험을 통해 MEL-18 유전자가 없을 때 'ADAM10', 'ADAM17' 등의 단백질이 많이 생겨 항암제 내성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ADAM10, ADAM17의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내성을 해결할 수 있음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공구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에서 MEL-18 유전자 관찰이 치료 반응 예측에 사용될 수 있음을 알아냈다. 또 ADAM10 및 17 저해제가 허셉틴 내성 극복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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