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 당국이 무려 3천600조원에 달하는 은행 리차이(理財·WMP) 상품의 주식 투자를 허용했다.
중국 주식이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폭락한 상황에서 나온 이번 조치를 두고 중국에선 주가 부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9일 중국 경제지 차이신(財新) 등에 따르면 중국 은행보험관리감독위원회는 전날 밤 '은행 리차이 업무 감독관리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규정으로 공모형 리차이 상품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국 주식에 간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소수의 '큰손' 투자자들을 위한 사모형 리차이 상품만 주식에 투자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 일반인이 널리 가입하는 공모형 상품으로까지 주식투자 허용이 확대된 것이다.
아울러 공모형 리차이 상품 가입 최소 기준액도 기존의 5만위안(808만원)에서 1만위안(161만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재테크'라는 뜻의 리차이 상품은 중국 은행들이 고객 돈을 맡아 관리해주는 자산관리상품이다.
은행이 고객 돈을 맡아 관리하는 펀드 성격이 강하다.
리차이는 주로 예금, 채권 등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에 투자해 리스크가 크지 않으면서도 정식 은행예금보다는 더 높은 수익을 올려 여윳돈을 굴리는 일반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원금 보장형 상품도 일부 있지만 상당 수 상품은 사실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간 중국의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은행 리차이 상품은 원금 보장형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2002년 처음 생겨난 뒤 중국에서 리차이 상품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거듭했다.
올해 8월 말을 기준으로 비원금 보장형 리차이 상품 잔액은 22조3천200억위안(약 3천600조위안)에 달한다.
중국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경제성장 둔화세 가속화와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서 중국 증시가 고전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중국 증시의 벤치마크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22%가량 폭락하는 등 중국 증시는 폭락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안전자산에 묶여 있던 리차이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새로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중국 자본시장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22조위안의 거대한 리차이 시장이 거대한 변화를 맞게 됐다"며 "주식 투자 허용은 중국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의심할 여지 없이 유리한 소식"이라고 전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