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훠궈체인 하이디라오 홍콩증시 입성…'친절로 이룬 신화'

입력 2018-09-27 15:42  

中 훠궈체인 하이디라오 홍콩증시 입성…'친절로 이룬 신화'

(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 중국의 유명 훠궈체인인 하이디라오(海底撈)가 홍콩증시에 입성하면서 창업자인 장융(張勇) 회장이 거부 반열에 올랐다.
27일 영국 BBC방송 중문망에 따르면 하이디라오는 지난 26일 홍콩증시에 상장됐다. 하이디라오는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발행가를 주당 17.8홍콩달러로 정했고 상장당일 0.1% 올랐다.
하이디라오의 시가총액은 940억홍콩달러(약 13조4천억원)로 홍콩증시에 상장한 5개의 대륙 음식점 브랜드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1천억홍콩달러에 근접했다.
창업자 장융은 24년전 중국 서부 쓰촨(四川)성의 젠양(簡陽)시에서 탁자 4개를 놓고 식당 문을 열었다. 지금은 음식점 수가 320개에 이르고 홍콩, 대만, 싱가포르, 한국, 일본, 미국에도 분점을 두고 있다. 장융과 함께 창업한 4명은 주요 주주가 됐다.
하이디라오의 성공비결은 '정상적이지 않은 서비스'에 있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손님이 식당을 찾아와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종업원들이 네일아트 서비스를 해주거나 신발을 닦아준다. 무료로 과일을 제공하고 새우껍질을 까주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심지어 화장실에 종업원이 배치돼 수돗물을 틀어주고 휴지를 건네주는 '과잉' 친절도 마다치 않는다.
또 손님이 어느 지역에서 오는지 사전에 파악되면 동향 출신의 종업원을 배치해 '정감' 넘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중국의 유명 토론사이트인 즈후(知乎)에서는 '하이디라오에서 겪은 잊지 못할 서비스'를 주제로 토론이 벌어져 4천700만명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디라오의 서비스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연구사례가 되기도 했다.
중국 스마트폰업체 샤오미(小米)의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은 하이디라오의 강점이 종업원들의 진심 어린 웃음에 있다고 지적했다.
항공사 같은 서비스업종에서도 직원들이 얼굴에 항상 웃음을 띠고있고 제복도 단정하지만 그녀들은 대부분 '가죽은 웃지만 속은 웃지 않는' 모습을 띠기 일쑤다. 하지만 하이디라오의 종업원의 미소는 진짜고 사람을 감동시킨다는 것이 레이쥔 회장의 지적이다.
하이디라오 종업원들의 웃음이 진짜라면 이는 장융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기업은 먼저 종업원들을 잘 대우해야 종업원들이 고객을 진심으로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이디라오의 직원복지는 중국에서 손꼽을만하다. 종업원들에게 양질의 숙식을 제공하고 부부가 일을 하면 별도의 방을 제공한다. 1년 12일의 유급휴가와 고향에 다녀올 왕복 기차표를 제공한다.
점장이 회사를 떠날 경우 '혼수'를 제공하는 것도 업계에서는 유명하다. 1년이상 근무한 점장이 회사를 떠날 경우 8만위안(1천300만원)을 준다. 이는 경쟁업체에서 스카우트해갈 경우에도 지켜진다.
하이디라오를 절벽에서 떨어뜨릴 복병은 식품안전이다.
홍콩증시에 이미 상장된 '샤부샤부(XiabuXiabu)'는 지난 6일 중국 산둥성 한 체인점의 훠궈 냄비 안에서 죽은 쥐가 발견돼 주가가 폭락하면서 1억9천만(美)달러를 날려먹었다.
하이디라오도 지난해 8월 한 매체의 잠입취재로 주방에 쥐가 들끓고, 식탁에 올리는 국자로 하수구를 청소하는 비위생적인 모습이 공개돼 중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리기도 했다.

jb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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