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안보리' 대북외교해법 지지 속 미-중러, 제재 놓고 충돌

입력 2018-09-28 04:55   수정 2018-09-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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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급 안보리' 대북외교해법 지지 속 미-중러, 제재 놓고 충돌
美, 2차 북미정상회담 가시권 속 '제재 다잡기'…中·러 "제재완화"





(유엔본부=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중국·러시아가 2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를 놓고 또다시 공개 충돌했다. 제73차 유엔총회 기간 '비확산·북한'을 의제로 진행된 '장관급 안보리'에서다.
불과 열흘 전, 3차 남북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긴급소집된 안보리에서 미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를 놓고 노골적으로 맞붙은 상황이 재현된 셈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주재한 이날 안보리 회의에서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은 대북 외교해법을 한목소리로 지지하면서도 재제 이행 여부에선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미국은 북한의 최종 비핵화까지 제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중국·러시아는 비핵화 조치와 맞물린 제재완화론을 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국가정상급 안보리'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호평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날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미협상 실무총책'으로서 협상 모멘텀을 강조하면서도 제재 동력을 다잡겠다는 의지를 부각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는 제재 관련 언급을 자제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역시 '카운터파트'인 폼페이오 장관 앞에서는 작심한 듯 제재완화를 거론했다.


미국은 대북 낙관론을 강력하게 피력하면서도 제재 유지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제 새 시대의 새벽이 밝았다"고 밝히는 동시에 '대북제재망 이완'을 경계했다. 구체적으로 거론하진 않았지만, 러시아 등을 겨냥한 언급으로 읽힌다.
폼페이오 장관은 안보리 결의 2397호에 따라 올해 대북 정제유 공급량을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미국은 명백히 금지된 선박 간 옮겨싣기로 불법 수입이 이뤄지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회원국으로서 우리는 그 상한선을 지켜야 한다"며 "안보리 결의안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실현할 때까지 반드시 힘차게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도 "아직은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도 "북한의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올 때까지 제재 결의를 지켜야 한다"고 거들었다.
마르고드 발스트룀 스웨덴 외교부 장관은 확고한 제재 이행을 강조하면서도 자칫 북한의 인도적 위기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를 함께 내놓기도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대북 제재완화를 요구하며 미국과 대립각을 세웠다.
러시아의 라브로프 장관은 "대북제재가 집단적인 처벌이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북한의 인도적 위기를 낳을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의 중요한 비핵화 조처를 하는 상황에 제재 강화를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면서 "북한의 점진적인 군축 조치들에 따라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독자적인 세컨더리 보이콧(secondary sanctions·제삼자 제재) 카드에 대해서도 회원국의 주권을 훼손하는 조치라고 반발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도 "대북 압박이 목표는 아니라는 게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제재 이행과 정치적 해법은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시점에 북한의 조치에 따른 제재 수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소속 실무진도 안보리 회의장에 앉아 회의를 경청하는 모습이 수차례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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