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등 우방국 항의에 중 곤혹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그동안 침묵을 지켜오던 이슬람권이 중국의 신장(新疆)위구르 무슬림 주민 탄압에 항의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은 중국의 경제적, 정치적 위력에 침묵해온 이슬람권이 최근 신장 위구르 무슬림 주민에 대한 중국의 탄압이 악화하면서 새로 정부가 들어선 파키스탄을 비롯해 인도, 카자흐스탄 등지에서 항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에 따르면 중국이 테러저지를 명분으로 무슬림 주민에 대한 무치별 구금에 나서면서 약 100만 명이 현재 수용소에 구금돼 이슬람 종교 포기 등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총선에서 정부가 바뀐 파키스탄의 경우 신장 거주 파키스탄인들의 불만이 본국 정부에 제기되면서 정부 각료가 '사상 처음으로' 중국 측의 신장 지역 정책에 공식 항의하고 나섰다고 WSJ은 전했다.
파키스탄은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국으로 중국은 이른바 신(新)실크로드로 불리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핵심참여국으로 파키스탄을 독려하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중국의 정책에 대한 항의가 제기되기는 드문 일로 중국으로선 오히려 사안에 대한 서방측의 비난보다 껄끄러운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이달 들어 인도와 방글라데시에서는 처음으로 중국의 위구르 주민 탄압에 항의하는 무슬림 단체들의 집회가 열렸으며 카자흐스탄에서는 카자흐스탄계 중국 주민들이 중국 당국에 연행되면서 이에 분노한 현지 시민단체와 변호사들이 당국의 지원을 촉구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전 세계 40개국에 100만 회원이 있다고 주장하는 이슬람 조직 '히즈부트-타흐리르'는 이달 들어 회원들에게 중국의 신장 통치에 반대하고 중국의 투자를 기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 조직은 지난주 파키스탄 정부가 '중-파키스탄 경제 회랑'(CPEC)으로 알려진 국내 인프라 건설 합작계획을 위해 위구르 주민들을 배신했다고 비난하면서 "파키스탄의 무슬림들이 CPEC을 위해 위구르 무슬림에 대한 박해를 조용히 지켜봐야 하느냐?"고 분노했다.
중국은 2년 전 부터 외국 지하디스트들과 연계돼있는 분리주의자들을 단속한다는 이유로 위구르 주민들에 대한 대대적 탄압에 나서고 있으나 해외 인권 및 위구르 지원 단체들은 중국 당국의 현지 종교에 대한 탄압과 감시, 과도한 경찰력 사용 등이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신장 위구르 주민을 감시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밀도 높은 강력한 전자감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지적하고 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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