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비디오 내용 취사선택…완전한 복리후생" 반박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1년여 전 인수한 유기농 식품 체인 홀푸드의 노조활동을 막기 위한 비디오를 제작해 관리자급 직원들을 교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내용이 IT 매체 기즈모도에 처음 보도된 후 가디언이 홀푸드 관리자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만든 내부교육용 비디오를 입수했다는 설명이다.
신문에 따르면 아마존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6일 홀푸드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조직 '홀 워커 커뮤니티(the Whole Worker Community)'가 처음 자신들의 존재를 공개한 후 미국 전역의 점포에 노조원 모집 이메일을 보낸 뒤 나왔다.
가디언은 직원들 노조가입을 막기 위한 내용이 비디오에 담겨있다고 소개했다.
비디오 속 만화 캐릭터가 "(단체)협상은 주사위 던지기와 같다.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악화하거나 현상 유지될 수도 있다"고 말하거나,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 모터스(GM)의 파산이 노조활동 때문이라는 요지의 발언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등장인물은 "노조가 있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힘들다. 노조는 우리와 같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발언하고, 노조의 정치적 기부 중 상당수는 민주당으로 간다고 공격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비디오는 이와 함께 관리자들에게 근무 교대시간이 지났는데도 작업장에 있거나, 최저생활임금 등 이른바 '노조용어'를 사용하는 것 등을 노조활동과 관련된 경고징후라 소개하고 주의하도록 했다.
또 "단정적 표현을 피하고 여지를 두는 식으로 말하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지 않고 노조를 비판하는 방법이나 노동법을 활용해 노조가입 노력을 막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디언은 노조원 모집 메일 발송 후 수 주 동안 관리자급 직원들이 관련 수련회에 참석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수련회는 표면적으로 휴일 등 노조와 무관한 주제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노조탄압 방안에 대한 비디오가 상영되는 자리였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팀장으로서 회사방침에 따르고 반(反) 노조 편에 서야 한다고 들었다"면서 "과거에는 노조가 좋은 것이었지만, 정부의 노동법이 있는 만큼 더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아마존 측은 성명을 통해 "비디오에서 발언 몇 마디를 취사 선택했다"면서 "직원들에게 직무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아마존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금, 주식, 성과급 보너스 등을 포함해 미국 내 홀푸드 정규직 직원의 평균 시급은 15달러(약 1만6천690원)를 넘는다"면서 "게다가 건강·안과·치과보험과 퇴직, 육아 휴가, 직무교육 등 완전한 복리후생제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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