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남 구례의 고택 운조루(雲鳥樓·중요민속자료 8호)에서 다음 달 6일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문화 행사를 한다.
'운조루 문화뒤주 - 풍류 풍수의 명당에서,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운조루를 세운 류이주 선생의 이웃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자 마련됐다.
운조루 누마루와 안채에서 9대 종부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곡을 발표하고 고지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마을 문화지도 전시, 들차회와 전통음식 나눔 등 운조루의 역사부터 현대적 의미를 두루 살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구례의 작곡가 옥수수(김주혜)가 종부의 시각으로 운조루를 노래한 '귀거래혜'와 오미마을 사람들의 전래이야기를 재구성한 '오미별곡'을 발표한다.
구례줄풍류보존회장인 이철호 명인(구례줄풍류보존회장)의 강연과 거문고 산조 연주회도 이어진다.
한지 인형 작가 소빈은 종부의 꿈을 표현한 한지인형 전시회를 연다.
종부 이길순(84) 할머니도 모내기 등 고된 농사일을 하고 나눠 먹는 써레시침 음식 나눔 행사를 하며 운조루의 정신을 알린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국가지정 문화재가 된 고택인 운조루는 1776년(영조 51년) 낙안군수였던 류이주 선생이 지은 가옥이다.
류 선생은 뒤주에 누구나 열 수 있다는 뜻으로 '타인능해(他人能解)'라고 글씨를 새겨 마을에 배고픈 사람은 누구나 와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밥 짓는 연기가 멀리 퍼지지 않도록 낮게 만든 굴뚝 역시 가난한 이웃을 배려한 운조루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이번 행사는 전남문화관광재단의 남도문예르네상스 사업의 하나로, 지리산씨협동조합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도, 전남문화관광재단, 구례군이 후원한다.
임현수 지리산씨협동조합 대표는 "운조루 문화뒤주 콘텐츠가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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