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저는 송강호 배우의 열렬한 팬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예요."
2008년 '쿵푸팬더'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고 한국에서만 467만 관객을 동원한 존 스티븐슨 감독이 10년 만에 애니메이션 '셜록 놈즈'로 돌아왔다.
한국 영화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진 스티븐슨 감독은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계에 관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영화산업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나라에서 만드는 영화들과 달리, 흠잡을 데 없이 놀랍고 도전적이며 스릴 넘치는 영화를 꼬박꼬박 만들어낸다고 생각합니다. 또 한국 감독들은 세계 영화계에서 가장 독창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죠."
그는 최근 인상 깊었던 한국 영화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2013)와 '옥자'(2017), 나홍진 감독의 '곡성'(2016),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2016) 등을 꼽았다.
아울러 가장 좋아하는 한국 영화로는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을 꼽았고, "배우 송강호의 열혈팬"이라고 밝혔다.
'셜록 놈즈'는 2011년 개봉한 애니메이션 '노미오와 줄리엣' 후속편이다. '놈'은 유럽 전설에 등장하는 땅속 난쟁이 요정으로 영화 주인공 셜록 놈즈와 왓슨, 노미오, 줄리엣은 모두 놈 일족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아서 코넌 도일의 추리소설 '셜롬 홈스' 시리즈와 셰익스피어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결합한 작품이다.
스티븐슨 감독은 두 작품을 접목한 까닭에 대해 "전작에 이어 셰익스피어 작품을 하나 더 만들 이유는 찾지 못했다"며 "장르를 완전히 바꿔 코미디 액션 모험영화를 만들기로 했지만, '노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나가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쿵푸팬더' 제작 당시 애니메이터들에게 쿵후를 배우게 한 것으로 유명하다. 다행히 이번 작품은 애니메이터들이 '셜록 홈스'를 워낙 잘 알고 있어 따로 추리소설을 읽게 할 필요는 없었다고.
"이 영화를 찍은 사람 대부분이 셜록 팬이었어요. 리드 애니메이터 팀 왓츠는 셜록 '광팬'이었고, 그와 저는 제러미 브렛이 연기한 셜록이 최고라는 데 동의했죠. 우리는 수시로 변덕을 부리는 셜록의 성격이나 순식간에 변하는 표정을 좋아했기 때문에 우리 영화에도 그런 부분을 반영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는 쿵후를 배우는 대신 작품 배경인 런던의 온갖 곳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수구를 탐험하고 템스 강에 정박한 전함을 기어오르기도 했다고.
"카메라를 런던 이층 버스와 지하철에 설치하고, 타워브리지 꼭대기 총안 흉벽부터 500t 평형추가 잠든 지하 도개실까지 런던 구석구석을 모두 탐험했어요.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수천 장 사진과 몇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찍어야 했죠."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작에도 브리티시 팝의 거장 엘튼 존이 음악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엘튼 존 음악은 전작이 뮤지컬 로맨틱 코미디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엘튼 존 음악을 셜록 홈스 세계에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어요. 작곡가 크리스 베이컨이 엘튼 존 노래를 모티브로 사용했고 호주 댄스 음악 트리오 'PNAU'가 엘튼 존 옛날 노래들을 뽑아 리믹스하고 업데이트했어요."
영화는 런던 최대 불꽃놀이를 앞두고 런던의 정원 요정이 대부분 실종되면서 시작한다. 이에 요정 탐정 셜록 놈즈와 파트너 왓슨이 수사에 나서고 사라진 가족을 찾기 위해 노미오와 줄리엣까지 수사에 참여한다.
셜록은 이 사건이 산산이 부서진 것으로 알았던 숙적 '모리아티' 짓임을 밝혀내고, 그가 숨겨놓은 단서를 찾아 나선다.
스티븐슨 감독은 "이 영화에는 새로운 장소, 새로운 인물, 새로운 도전과 놀라움이 가득 들어있다"며 "한국 관객들이 노미오와 줄리엣의 또 다른 모험을 즐기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10월 3일 개봉.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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