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흑인의사 연평균 소득, 백인보다 1천450만원(1만£) 적어"

입력 2018-09-28 20:02  

"英 흑인의사 연평균 소득, 백인보다 1천450만원(1만£) 적어"
NHS 소속 직원 75만명 조사…"여성 흑인간호사는 연 2천700£ 적게받아"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의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흑인 의사와 간호사의 연평균 급여는 백인 의사 및 간호사에 비해 각각 1만 파운드(약 1천450만원)와 2천700 파운드(약 390만원)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임금 격차는 NHS의 고위직에 흑인 비율이 낮기 때문으로, 임금 외에도 유색인종에 대한 각종 차별이 존재한다는 지적이다.
28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NHN의 통계부문인 'NHS 디지털'은 잉글랜드 지역에 근무하는 75만명의 NHS 소속 의료기관 직원의 급료를 분석했다.
여기에는 신경외과 의사부터 병원 내 환자이동 담당자에 이르기까지 모두 300여개의 직종이 포함됐다.
다만 임금격차는 크게 의사와 간호사/조산사, 관리자 등으로만 나눠 조사했다.
조사 결과 흑인 여성 의사의 연평균 급여는 백인 여성 의사 평균에 비해 9천612 파운드(약 1천390만원), 흑인 남성 의사는 백인 남성 의사에 비해 연평균 9천492 파운드(약 1천380만원) 가량 적었다.
흑인 여성 간호사/조산사는 2천700 파운드(약 390만원), 흑인 남성 간호사/조산사는 1천872 파운드(약 270만원) 가량 백인 동료들에 비해 덜 받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학협회(British Medical Association)의 회장인 챤드 낵폴 박사는 "흑인과 소수민족(BME· black and minority ethnic) 출신 의사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면서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NHS 내 다른 직원과 마찬가지로 의사들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장애와 불이익, 차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낵폴 박사는 "21세기 영국에서 백인과 흑인 및 소수민족 출신 의사들이 환자들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도 이러한 큰 임금 격차가 존재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왕립간호사협회는 이같은 임금 격차는 NHS 고위직에 소수민족 출신의 비율이 낮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협회의 대표대행인 도나 킨나르는 "나 스스로 NHS에서 수십 년간 흑인 여성으로 일해왔기 때문에 누구보다도 이에 대해 잘 안다"면서 "NHS 직원 중 흑인과 아시아인, 소수민족(BAME·black, Asian and minority ethnic)은 25%가량인데, 고위 관리자 중에서는 그 비율이 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비단 임금격차만이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의학협회는 "BME 의사들은 다른 종류의 차별 역시 겪고 있다"면서 "그들은 영국의료위원회(GMC)에 회부돼 조사받는 일도 잦고, 더 가혹한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BME 의사들은 희롱과 괴롭힘에 더 노출돼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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