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1실점… '빅게임 피처' 가산점까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2013년 메이저리그 입성 당시 2점대 평균자책점(ERA)을 목표로 내걸었다.
투수의 진정한 가치가 평균자책점으로 평가받는다고 볼 때 2점대는 그야말로 소수의 최정상급 투수들에게만 허용된 '꿈의 기록'이다.
2012시즌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단 10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3년 자신의 공약을 거의 지킬 뻔했다. 정확히 평균자책점 3.00을 찍으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류현진은 빅리그 6년 차인 올해 더 큰 충격을 안겨줬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으나 1점만 주고 역투했다.
류현진은 정규리그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다저스의 3-1 승리를 이끌며 7승(3패)째를 수확한 것은 물론 평균자책점을 1.97로 낮췄다.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중에서 류현진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은 뉴욕 메츠의 제이컵 디그롬(1.70), 탬파베이 레이스의 블레이크 스넬(1.90) 등 단 2명뿐이다.
올해 말 다저스와의 6년 계약(6년 3천600만 달러)이 끝나는 류현진은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이제 류현진은 1점대 평균자책점 선발 투수라는 확실한 타이틀을 갖고 FA 시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불과 8월 초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시즌 후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류현진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2로 승승장구하던 5월 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사타구니 근육 파열로 3개월 이상 자리를 비웠다.
어깨 수술로 이미 2년의 공백을 가졌던 터라 올 시즌 후 FA가 되는 류현진이 '대박' 계약을 터트리기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더 강해졌다.
류현진은 8월 1승 1패 평균자책점 2.38을 기록했고, 9월에는 3승 2패 평균자책점 1.50을 찍었다. 9월 성적은 리그 최고의 에이스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다.
특히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다툼의 중요한 승부처마다 눈부신 호투를 선보이며 '빅게임 피처'의 이미지까지 심었다.
변수는 역시 '가을야구'에서의 활약이다.
류현진이 포스트시즌에서도 9월과 같은 뛰어난 투구를 이어간다면 가치는 또 한 번 크게 뛰어오를 전망이다.
현지 언론들은 벌써 류현진에게 베팅할 만한 구단으로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을 꼽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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