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비, 죽이는 신곡으로 내년 컴백하게 할 것"
월드스타 만남에 1만2천여 관객 환호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한자리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스타들이 모였다. '원조' 월드스타 싸이(본명 박재상·41)와 비(본명 정지훈·36)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은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롯데카드 무브: 사운드트랙 볼륨.3 콘서트 월드스타 싸이 X 비'를 열고 1만2천여 관객과 호흡했다. 싸이는 올여름 내내 '흠뻑쇼'로 전국 팬들과 만났지만, 비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펼치기는 2015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싸이는 격렬한 안무에 바지가 찢어지고 비는 마이크에 부딪혀 치아가 부서지면서도 끝까지 뜨거운 무대를 선사하며 가을밤을 달궜다.
오후 7시20분께 홀로 무대에 오른 비는 탄력 넘치는 춤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레이니즘'(Rainism), '터치 야'(Touch Ya), '태양을 피하는 방법', '나쁜남자'를 숨 가쁘게 내달리고, 골반을 튕기며 섹시한 춤을 추자 관객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러브 스토리'(Love story) 순서에서 무대 중간에 솟아오른 계단을 걸어 올라갈 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난' 무대에선 천정에서 비가 쏟아지는 연출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독보적인 퍼포먼스와 무대 장악력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안녕이란 말 대신' 무대에선 완성도 낮은 배경 영상이 아쉬움을 샀지만, 비는 '30 섹시'(30 Sexy), '라 송'(La Song), '잇츠 레이닝'(It's Raining), '힙 송'(Hip Song)까지 격렬한 댄스곡을 전성기 때처럼 소화했다. 다만 최신작 '마이라이프 애'(My Life 愛) 타이틀곡 '깡'은 볼 수 없었다.
그는 "재상이 형(싸이)과 이런 공연을 다시 할 수 있을까 싶다. 오늘 이 자리엔 제 첫 드라마인 '상두야 학교가자'의 작가님이 와 계시기도 하다"며 벅찬 감정을 털어놨다.
이어 "제가 지금 마이크 때문에 이가 살짝 부서졌다. 하지만 치과 가면 되니까 괜찮다"며 "내년 설쯤에 영화가 개봉하니 많이 사랑해달라. 저도 앨범 계획이 있으면 알리고, 그 전에 인사드릴 수 있으면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싸이는 '공연의 신'답게 가을밤을 한여름처럼 후끈 덥혔다.
그는 "데뷔 18주년 가수, 엽기 가수, 공연만 하면 돌아버리는 딴따라"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정지훈 군(비)과 제가 오래도록 막역한 형·동생 사이인 건 아실 분들은 아실 텐데 이렇게 함께 공연하기는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숨돌릴 틈 없이 '라잇 나우'(Right Now), '젠틀맨', '연예인', '아이 러브 잇'(I LUV IT), '어땠을까', '대디'(Daddy), '아버지', '뉴 페이스'(New Face), '위 아 더 원'(We are the one), '예술이야', '낙원', '나팔바지', '챔피언' 등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 메들리를 펼쳤다.
싸이 얼굴을 본뜬 거대한 미러볼, 흥을 돋우는 화려한 영상이 볼거리, 들을거리 어느 하나 빠질 것 없는 싸이 콘서트를 꽉꽉 채웠다.
당황스러운 순간도 있었다. 공연 도중 싸이의 바지가 찢어져 맨살이 드러나고, 구두 굽이 양쪽 다 빠져버린 것.
그럼에도 싸이는 "제가 이렇게 열악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 보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유쾌하게 넘겨 우레같은 박수를 받았다.
또 "앞서 비의 공연 2~3곡만 보고 제 무대를 준비하려고 했는데 거의 다 보게 되더라. 가수로서도 배우로서도 대단한 친구"라며 "정지훈이 내년에 죽이는 신곡으로 돌아오도록 공적으로, 사적으로 압박하겠다"고 말해 향후 두 사람의 컬래버레이션(협업)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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