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쿠데타를 일으켜 4년째 집권하고 있는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민정 이양을 위해 내년 5월까지는 총선을 치르겠다면서 "정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현직 장관 4명이 신당을 창당했다.
현지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쁘라윳 총리가 집권을 연장하려는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30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따마 사바나야나 태국 산업부 장관을 비롯한 현직 장관 4명은 지난 29일 우따마 장관을 대표로 하는 정당 '빨랑 쁘라차랏'을 창당했다.
이 정당에는 쁘라윳 총리가 쿠데타를 일으키기 전 7개월간 격렬한 반정부 시위를 이끌어 질서회복이라는 쿠데타 명분을 만들어준 국민민주개혁위원회(PDRC)의 공동 대표 3명도 참여했다.
부대표로 선출된 수빗 매신찌 과학기술부 장관은 "(차기) 총리 후보로 우선 우따마 장관을 제안하겠지만, 쁘라윳 총리로 바뀔지는 당직자와 쁘라윳 총리의 분명한 입장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4일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서 "내가 누구를, 어느 정도로 지원할지는 다음에 알려주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의 정책이 다음 정부에서도 이어질 수 있게 하려면 어느 정당에 들어가야 하는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육군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5월 극심한 정치적 갈등과 분열 속에 질서유지를 명분으로 쿠데타를 선언하고, 잉락 친나왓 정부를 축출한 뒤 집권했다.
2016년에는 개헌을 성사시키면서 집권연장의 길도 열었다.
새 헌법에는 총선 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군부가 뽑고, 이들을 하원의 총리 선출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담겼다.
또 선출직 의원에게만 주어지던 총리 출마자격을 비(非)선출직 명망가에게 줄 수 있도록 해 쁘라윳 총리도 차기 총리 후보가 될 자격을 얻었다.
개헌 후속 입법과 푸미폰 전 국왕 서거 및 장례식 등을 이유로 총선을 계속 연기해온 쁘라윳 총리는 최근 지방을 순회하며 각료회의를 열고 지역 유지 등을 만나면서 사실상 선거운동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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