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물 타격 직전 '속도 조절·궤도 수정'으로 요격 힘들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이 기존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중앙(CC)TV가 30일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중국 과학자들은 지난 21일 중국 서북부 고비사막의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에서 'D18-1S', 'D18-2S', 'D18-3S' 등 3개 극초음속 무기 모델의 비행 실험을 했다.
3개 모델 중 2개는 유선형 동체에 삼각형 날개를 지닌 기존 극초음속 무기의 형태를 띠었지만, 나머지 1개는 영어 대문자 'Ι'와 비슷한 독특한 형태를 지녔다.
극초음속 무기는 최소 마하 5(시속 6천120㎞)의 속도로 지구 상 어느 곳이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어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무기로 평가받는다.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발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의 경우 발사 후 도중에 분리돼, 극도로 낮은 고도로 활공하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의 포착과 요격이 매우 어렵다.
특히 이번에 시험한 3개 모델은 목표물 타격 직전에 속도를 늦추고 목표물의 위치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한 후 궤도를 수정하는 '정밀 타격' 능력까지 갖춰 더욱 가공할 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와 달리 탄도미사일의 속도에 극초음속 활공체의 속도까지 더해져 매우 빠른 속도로 목표물을 타격하기 때문에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무기도 있다.
중국이 지난달 시험한 '싱쿵(星空)-2' 극초음속 활공체의 경우 타격 속도가 마하 6(시속 7천344㎞)에 달해 기존 방공망으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도 있다.
극초음속 무기에는 핵탄두도 탑재할 수 있어, 중국과 러시아, 미국 등은 극초음속 무기가 21세기 전쟁의 승패를 판가름할 핵심 무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열띤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4년부터 극초음속 활공체를 시험했으며, 미군 고위 인사들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잇따라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경계감을 나타냈다.
인민해방군 로켓군에서 복무했던 군사전문가 쑹중핑(宋忠平)은 "이번에 시험한 극초음속 무기 모델은 풍동(風洞·wind tunnel) 시험을 거쳐 실제 무기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의 군사전문가 저우천밍(周晨鳴)은 "자체 엔진을 갖춘 극초음속 드론이 개발된다면 더욱 많은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며 "군사 용도에서 더 나아가 민간 우주선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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