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전 외무장관 "지금 논의방향 2016년 약속과 달라" 맹공
리서치업체 "영국 경제규모, EU 잔류결정 가정한 상황보다 2.5% 작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방안을 둘러싼 내분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린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을 지지해달라고 당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했다.
메이는 30일(현지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BBC 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체커스 계획의 핵심에는 자유무역협정과 자유무역지대, 원활한 교역이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체커스 계획이 브렉시트 투표 결과와 부합하며 북아일랜드 시민을 위한 유일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합심해서 영국을 위한 최고의 합의를 얻어내자"고 덧붙였다.
체커스 계획은 메이 정부의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으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더라도 교역 관계 등에 있어서 EU와 최대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내 EU 탈퇴파는 이 계획이 영국을 여전히 EU에 묶어두는 것이라면서 반발해 내분이 심각한 상황이다.
체커스 계획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보수당 인사가 바로 얼마 전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에 반대해 사임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다.
메이의 총리 자리를 노리고 있는 존슨은 이날 선데이타임즈 인터뷰에서 "총리와 다르게 나는 브렉시트를 찬성했다. 브렉시트가 영국을 위한 옳은 길이라고 믿는다. 그런데 지금 진행되는 것은 2016년 국민투표 당시 제시된 약속과 다르다"고 말했다.
존슨의 이 같은 발언은 전당대회를 시작한 보수당 내에서 존슨이 메이를 축출하는 작업을 시작하겠다는 신호로 읽히면서 내홍이 더욱 깊어지는 기류다.
존슨은 전날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메이 총리의 체커스 계획 대신 영국이 캐나다 모델과 같은 느슨한 형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슈퍼 캐나다'(Super Canada)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메이 총리는 그러나 이날 BBC 인터뷰에서 존슨을 한 번도 거명하지 않은 채 "나 역시 브렉시트를 믿는다. 다만, 국민이 투표로 결정한 내용을 지킴과 동시에 우리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미래에도 성공적인 브렉시트가 되도록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EU에 제시한 계획은 영국의 제조업체들이 제기하는 문제들을 절대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경제의 전체 규모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EU 잔류 결정이 나왔을 때를 가정한 상황보다 2.5%가량 작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친 EU 성향의 리서치업체 '유럽개혁센터'에 따르면 영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의 EU 잔류를 가정했을 때의 규모보다 현재 2.5%가량 작은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현재까지 1주일 단위로 환산하면 한 주에 5억 파운드(7천300억 원 상당)가량이 EU 잔류를 가정한 상황의 경제규모보다 적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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