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학습환경 개선이 우선…셔틀버스 증차·등록금 인하 등에 써야"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국민대가 서울 성북구 교내에 수억 원을 들여 대형 조형물을 설치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대 총학생회는 1일 "학내 학습환경 개선은 뒤로 한 채 캠퍼스 겉모습 꾸미기에만 급급한 대학본부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날부터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예술계열 학생들은 작업공간이 부족해 복도에서 작업하고 있으며, 그나마 있는 작업실은 환풍도 제대로 되지 않고 전등이 나가 작업 도중 다치는 일이 부지기수"라며 "학생들을 위해 낙후된 시설을 고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비싼 돈을 들여 세운 조형물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학생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예산을 셔틀버스 증차, 등록금 인하, 강의 수 확대 등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대가 교내 민주광장에 세우려 하는 11m 높이의 조형물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출신 산업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만든 작품이다. 그는 과거 국민대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애초 국민대는 대학평의원회에서 9억원의 예산을 들여 본부관 앞을 허물고 이 조형물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학생대표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반대에 부닥쳐 설치 장소를 바꾸기로 했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학교 측이 본부관 앞을 공사하는데 7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했던 만큼 조형물을 세우는 데는 1억∼2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 돈을 학생들을 위해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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