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1만5천여명 분석결과…"120/80㎜Hg 유지 노력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017년 11월 미국심장학회(ACC)와 심장협회(AHA)는 고혈압 진단 기준을 기존 140/90㎜Hg 이상에서 130/80㎜Hg 이상으로 강화했다. 아울러 고혈압 환자의 치료 목표도 130/80㎜Hg 이하로 더 철저하게 조절할 것을 권고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고혈압 진단기준을 미국처럼 강화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는 지난 5월 국내 고혈압 진료지침을 통해 이전과 마찬가지로 140/90㎜Hg 이상을 고혈압으로 정의했다. 미국의 기준을 적용하면 너무 많은 사람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인 의료 부담도 커진다는 게 주요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고혈압 진단기준을 국내에 적용할 경우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1% 줄어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동안 잠잠해졌던 고혈압 진단기준 강화 논란이 재현될지 주목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30세 이상 1만5천784명을 대상으로 미국 가이드라인을 국내에 적용했을 때 심혈관질환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9월호에 발표됐다.
분석결과를 보면 고혈압 진단기준을 130/80㎜Hg 이상으로 강화했을 때 한국인의 고혈압 유병률은 기존 30.4%에서 49.2%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목표 혈압까지 조절되는 고혈압 환자의 비율도 감소했다.
기존 목표 혈압인 140/90㎜Hg 이하로 조절할 때는 고혈압 조절률이 59.5%였던 반면 새로운 목표 혈압인 130/80㎜Hg에서는 이런 비율이 16.1%에 그쳤다.
고혈압이 중증이거나 심혈관질환 등 합병증이 진행돼 약물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비율은 29.4%에서 35.3%로 소폭 증가했다.
미국의 기준치를 적용하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감소했다. 연구팀은 130/80㎜Hg 이하로 혈압조절을 했을 때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기존처럼 140/90㎜Hg 이하를 목표로 조절한 환자 그룹보다 21%나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에 참여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심장내과 이지현 교수는 "고혈압 환자들이 본인의 목표 혈압을 더욱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할 경우, 고혈압뿐만 아니라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데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만으로 국내 고혈압 관리 목표치를 미국의 기준으로 강화하는 데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시혁 교수는 "사실 미국의 가이드라인은 고혈압 인식도를 높이고 식습관 및 운동을 통한 예방과 비약물적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측면이 크다"면서 "국내 고혈압 목표치를 미국처럼 강화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겠지만, 일찍부터 혈압에 관심을 두고 최적 수치(120/80㎜Hg)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미국과 한국의 고혈압 진단 기준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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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미국 고혈압 진 │수축기 혈 ││ 이완기 │2018 대한고혈압학 │
│료지침│압││ 혈압 │회│
│ │ (mmHg) ││ (mmHg) │ │
├───────────┼─────┼────┼────┼─────────┤
│ 정상 │ <120 │ 그리고 │ <80 │ 정상 │
├───────────┼─────┼────┼────┼─────────┤
│ 높은혈압 │ 120-129 │ 그리고 │ <80 │ 주의혈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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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1단계 │ 130-139 │ 또는 │ 80-89 │ 고혈압전단계 │
│ ├───┼─────┼────┼────┼──┬──────┤
│ │2단계 │ 140-159 │ 또는 │ 90-99 │1기 │ 고혈압 │
│ │ ├─────┼────┼────┼──┤│
│ │ │ ≥160 │ 또는 │ ≥100 │2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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