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연구결과…"어릴 때부터 치실 쓰도록 교육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한국인의 치아 건강을 위해서는 이를 닦을 때 꼭 치실을 써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치실을 사용한 사람은 치주염과 치은염이 각각 44%, 30%나 감소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3일 국제학술지 '임상 치주과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eriodontology) 최근호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예방치학교실 김현덕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 논문은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지난 3월호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9세 이상 4천766명을 대상으로 평상시 양치 습관과 치주염과 치은염 유병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치은염은 잇몸이 붓거나 염증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치은염을 방치하면 잇몸이 소실되고 잇몸뼈로 염증이 확산해 치주염으로 악화한다. 치주염을 방치하면 농양이 생기면서 입 냄새도 강해지고 치아를 잃게 될 수도 있다.
이번 조사 대상자의 치은염, 치주염 유병률은 각각 47.6%, 19.6%였다.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을 하는 사람은 51.9%, 치실 사용은 28.2%, 치간 칫솔 사용은 22.1%였다.
주목되는 건 치실을 사용하는 사람에서 치주염과 치은염 유병률이 크게 낮았다는 점이다. 치실을 사용하는 그룹에서는 치주 건강이 양호한 비율이 43%에 달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28.7%에 그쳤다.
연구팀은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을 할 때 치실을 함께 사용하면 치주염이 44% 감소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치실 사용의 치은염 감소 효과는 30%로 추산했다.
이런 효과는 중년의 나이에서 더욱 뚜렷했다.
40∼59세 연령대만 보면 하루 세 번 이상 칫솔질을 하면서 치실을 사용한 경우 치주염과 치은염의 예방 효과가 각각 78%, 68%에 달했다. 하지만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이미 치주염이 너무 많이 나타난 상태여서 이런 효과가 떨어졌다.
이밖에 치주 건강은 치과를 자주 방문할수록, 당뇨병이 없을수록, 비만하지 않을수록, 음주와 흡연을 적게 할수록 양호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전국적인 데이터를 이용해 치은염 및 치주염과 칫솔질, 치실, 치간 칫솔 사용의 연관성을 처음 분석한 것으로, 양치를 자주 하면서 치실로 치아 인접면을 깨끗이 하는 게 치주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증거를 제시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구강건강 교육도 어릴 때부터 치실을 쓰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김현덕 교수는 "치실을 사용하면 치간 인접면의 치태가 감소하면서 세정 효과가 크게 높아지는 것은 물론 치아 사이 잇몸 출혈을 간단히 감지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면서 "한국인의 치주 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3회 이상 칫솔질과 함께 치실 사용이 꼭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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