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DMZ 지뢰 제거작업 현장을 가다…윙윙대는 소음에 '어질'

입력 2018-10-03 12:00   수정 2018-10-03 13:10

[르포] DMZ 지뢰 제거작업 현장을 가다…윙윙대는 소음에 '어질'
철원 화살머리고지 GP 언론 공개…남북공동유해발굴 앞두고 본격 준비
"20㎏ 견디며 지뢰 제거 임무 수행…작전조 15분마다 교대"


(철원=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지난 2일 오전 11시 지뢰 제거작업이 한창인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의 화살머리고지.
국방부는 이날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의 실질적 이행을 위한 첫 조치의 현장을 언론에 공개했다.
6·25 전사자 남북공동 유해발굴을 위한 사전 조치의 하나로, 화살머리고지 일대의 지뢰제거 작업이 지난 1일 시작됐다.
평소라면 적막감만이 감돌았을 최전방 감시초소(GP)는 대규모 취재진의 이례적인 방문으로 북적거렸다.
이곳 GP에서 남과 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까지의 거리는 불과 1㎞.
눈 앞에 펼쳐진 DMZ의 수려한 자연경관에 감탄할 새도 없이 GP 상공에는 윙윙대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지뢰 제거작업의 필수과정 중 하나인 예초기를 돌리는 소리였다. 작업 현장 주위에는 뿌연 흙먼지가 날렸고, 계속되는 소음은 어지러움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날 작업에 투입된 장병은 총 7명이었고, 그 양옆으로 수색대원들이 철책선 앞에서 나란히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장병들은 기초 지뢰탐지 장비인 숀스테드를 비롯해 예초기, 지뢰탐지기, 공기압축기 등을 맡아 임무를 수행했다.
각자 든 장비에 보호의, 지뢰화, 덧신, 헬멧, 방탄조끼 등의 보호장구까지 더한 무게는 약 20㎏이나 됐다.
걸음을 내딛는 것부터 매우 고돼 보였는데, 이를 고려해 작전조의 임무 교대는 10∼15분마다 이뤄진다고 한다.

중간 휴식시간에는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린 뒤 다시 교대 투입됐다.
방탄헬멧과 방탄조끼만 착용하고 DMZ에 들어온 기자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머리와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에 움직임이 둔해져, 지뢰 제거작업에 투입된 장병들의 노고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지뢰제거 작업은 오전과 오후에 각각 2시간씩 진행되며, 오는 11월까지 계속된다.
계획된 작업 구간은 총 2곳으로, 길이 800m에 폭 4m인 1구간과 길이 500m에 폭 10m인 2구간이다.
기존에 확보된 폭 2∼3m의 통로(수색로)를 양옆으로 확장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된다.
쌀쌀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 속에 GP에는 태극기와 유엔사 깃발이 함께 펄럭이고 있었다.

지뢰제거 작업 기간 내내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에서도 나와 정전협정 위반 사항이 발생하지 않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서 북측의 작업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북측의 지뢰제거 지대는 고개 뒤편이어서 맨눈으로 식별 가능한 지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남북 군사 당국은 지난 1일부터 지뢰 제거작업을 함께 시작했다.
화살머리고지는 한국전쟁 당시 3차례의 격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국군과 북한군 전사자 유해뿐만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등 유엔군 전사자와 중공군 전사자의 유해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부대 지휘관은 "본격적인 지뢰 제거작업에 앞서 3개월간 많은 준비를 마쳤다"면서 "서두르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suk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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