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키워드' 제시
(파리=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000270]가 '고성능·친환경·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3대 키워드로 삼아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꾀한다.
자동차 산업의 글로벌 트렌드인 친환경차로의 전환, SUV의 부상에 올라타면서 고성능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해 유럽에서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는 3일 유럽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유럽에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고성능·친환경·SUV'를 유럽 공략의 핵심전략으로 삼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고성능 분야에선 현대차[005380]가 작년 하반기 출시 후 기대 이상의 성공을 거두고 있는 i30 N의 판매 비중을 확대하면서 이번 파리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i30 패스트백 N으로 고성능 라인업을 확대한다.
i30 N은 이미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상반기에만 유럽에서 2천957대가 팔려 연간 판매목표치인 2천800대를 이미 넘어섰다. 8월까지 3천771대가 팔린 데 이어 연말까지는 5천 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유럽 공략의 두 번째 모델인 i30 패스트백 N은 올해 연말부터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은 세계 최대의 고성능차 시장이기도 하다.
이를 통해 '가성비 좋은 대중 브랜드'에서 '기술력을 갖춘 선진 브랜드'로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격상시킨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올해 WRC(월드랠리챔피언십)와 WTCR(월드투어링카컵) 등 주요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며 모터스포츠 효과까지 거두고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분야의 경우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아이오닉 라인업을 비롯해 코나 일렉트릭, 니로 EV, 넥쏘 수소전기차 등으로 친환경차 라인업을 대폭 확대해 유럽에서 확실한 친환경 선도 메이커로 자리매김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최근 급상승했다.
2015년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유럽 내 친환경차 판매량은 6천89대에 머물렀으나 작년에는 6만5천518대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그 사이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도 2종에서 8종으로 늘었다.
올해는 1∼8월 판매량만 5만8천446대로 집계되며 작년 같은 기간보다 47.9% 늘었다. 연말까지 8만 대를 넘길 수도 있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에도 코나 일렉트릭, 넥쏘를 투입한 데 이어 4분기 니로 EV를 추가해 총 11개의 친환경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SUV 쪽에서는 현대차의 코나, 투싼 페이스리프트, 신형 싼타페, 넥쏘, 기아차의 스토닉, 쏘울,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로 이어지는 SUV 라인업을 새로 정비하고, 점점 커지는 유럽 SUV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 SUV의 판매 비중은 2013년 15.4%였으나 작년에는 26.7%로 상승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30.8%로 예상되고 있어 5년 새 두 배로 커질 전망이다.
SUV 시장 공략에 현대·기아차의 일등공신은 준중형 SUV인 현대의 투싼과 기아의 스포티지다. 두 차는 나란히 올해 유럽에서 4년 연속 10만 대 판매라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투싼의 경우 2015년 11만4천89대로 처음 10만 대를 넘긴 뒤 2016년 15만5천389대, 2017년 15만4천56대가 판매됐다. 스포티지도 2015년 10만5천4423대, 2016년 13만8천734대, 2017년 13만1천801대의 판매 실적을 올렸다.
올해 역시 8월까지 투싼이 9만2천13대, 스포티지가 8만4천621대 팔렸다.
여기에 SUV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현대·기아차의 전체 판매물량 중 SUV 비중도 2013년 26.2%에서 올해는 8월까지 44.6%로 치솟았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SUV의 비중 증가는 판매량 확대뿐 아니라 수익성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코나 일렉트릭과 니로 EV 등 소형 SUV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 SUV를 지렛대로 유럽 친환경 SUV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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