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강도 죄수 레두안 파이드와 공범들 파리 근교서 체포
드론 띄워 교도소 지형 파악하고 헬기 탈취해 탈옥…석 달간 '신출귀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치밀한 사전조사 끝에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극적으로 탈옥했던 프랑스의 무장강도 죄수가 도주 석 달 만에 덜미를 잡혔다.
프랑스 내무부는 3일(현지시간) 탈주범 레두안 파이드(46)와 공범들을 이날 아침 파리 북쪽 위성도시 크레이에서 체포했다고 밝혔다.
파이드는 이날 자신의 도주를 도운 형제와 다른 2명의 가족과 함께 아파트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파이드의 저항과 도주에 대비해 이른 아침 시간 100여 명의 경찰관을 투입하는 등 대대적인 작전 끝에 이들을 검거하고 소총과 탄약 등 무기류도 다량 압수했다.
파이드는 올 7월 갱 영화를 방불케 하는 수법으로 탈옥해 프랑스를 경악하게 한 인물이다.
악명 높은 무장강도였던 파이드는 7월 1일 오전 헬리콥터를 탈취한 무장괴한 두 명의 도움을 받고 복역하던 파리 남부 교외의 레오 교도소를 탈옥했다.
그는 2013년에도 교도소 철문을 폭약으로 폭파한 뒤 탈옥했다가 6주 만에 붙잡힌 전력이 있다.
파이드 일당은 탈옥 전부터 치밀하게 도주 계획을 짰다.
그를 탈옥시키러 온 괴한들은 사전에 드론을 띄워 교도소 지형을 파악하고서 당일 아침 탈취한 헬리콥터를 교도소 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 접근 차단용 그물이 설치되지 않은 곳에 착륙시켰다.
조종사를 총으로 위협해 강제로 헬기 조종을 맡긴 공범들은 헬기를 착륙시킨 뒤 면회실을 급습했고, 대기 중이던 파이드를 데리고 나와 헬기를 타고 도주했다.
이들은 교도소에서 60㎞가량 떨어진 곳에 헬기를 버린 뒤 증거 인멸을 위해 헬기에 불을 지르고 차로 달아났다. 범인들의 위협을 받고 탈옥을 도운 뒤 풀려난 조종사는 심한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기도 했다.
파이드는 석 달 동안 수차례 경찰의 검문과 추적을 따돌려 '신출귀몰'하다는 악명을 또 한 번 떨쳤다. 경찰은 연인원 수천 명을 동원해 파이드를 추적해왔지만, 쉽게 검거하지 못했다.
파이드는 어려서부터 알 파치노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한 영화 '히트'(Heat) 등을 수십 번 돌려보며 갱 단원을 꿈꿨다고 한다.
무장강도로 10년을 복역하고 2009년 모범수로 석방됐고, 죄를 철저히 뉘우쳤다고 떠벌리기고 다니기도 했다.
2010년에는 언론인과 함께 강도로 보낸 청소년기를 다룬 자서전을 써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스타덤'까지 누렸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파리 외곽의 빈민촌 청소년들은 그를 '우상'으로까지 여기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2010년 또다시 한탕을 노리고 공범들을 모아 방탄차량까지 동원해 무장강도를 저질렀다. 달아나면서 프랑스 경찰과 고속도로에서 총격전까지 벌였는데 당시 26세의 젊은 여성 경찰관이 강도들이 쏜 총에 맞아 순직했고, 파이드는 1년이 지나고서야 체포됐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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