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세계주교회의 中주교 첫 참석에 "따뜻이 환영"

입력 2018-10-03 23:46  

교황, 세계주교회의 中주교 첫 참석에 "따뜻이 환영"
제15차 정기총회 개막…한국서도 유흥식 주교 등 3명 참석

(바티칸시티=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전 세계의 주교들이 교회의 중대 현안을 논의하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이하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에 중국 주교들이 사상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받친 듯한 감정을 표출해 눈길을 끌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제15차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 개막 미사에서 중국 주교들을 소개하며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교황은 전 세계에서 모인 주교 250여 명과 함께 수 만 명의 일반 신자가 참석한 이 날 미사에서 "오늘 이 자리에 사상 처음으로 중국 본토에서 온 2명의 주교가 함께했다"며 "그들을 따뜻이 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이어 "이들의 참석 덕분에 전체 주교들의 교감이 한층 또렷해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교황은 이 말을 하는 동안 감정에 북받친 듯 잠깐 설교를 중단했고, 미사에 모인 신자들의 박수가 잦아들자 다시 설교를 이어갔다고 이탈리아 ANSA통신은 전했다.
중국 주교들이 주교 시노드에 참석한 것은 교황청과 중국이 지난달 22일 중국 교회의 주교 임명 문제에 대한 협상을 잠정 타결 짓고, 중국 공산 정권 출범 뒤인 1951년 이후 단절된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당국은 양국의 관계 개선을 반영해 궈진차이(郭金才) 청더(承德)교구 주교와 양샤오팅(楊曉亭) 시안(西安)교구 주교 등 중국 주교 2명의 시노드 참석을 허용했다.



이번 주교 시노드는 '젊은이, 신앙과 성소 식별'을 주제로 오는 28일까지 이어진다. 주교들 외에 교회 안팎의 청소년 전문가들, 청년 대표단 등도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임명한 전 세계 대의원 39명 중에 포함된 유흥식 주교(대전교구장),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대표인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보좌주교) 등 주교 3명이 자리를 함께한다.

권미나 수녀(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 유기서원 담당)는 세계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UISG) 초청을 받아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다.
이번 주교 시노드는 미국, 칠레, 호주, 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성직자들이 과거에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성 학대 추문이 속속 드러나며, 가톨릭 교회의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열리는 것이라 청년 문제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주교들의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교회를 뒤흔들고 있는 성 학대 추문으로 가톨릭 신앙에 냉소하는 젊은이들이 점점 늘고 있어, 이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톨릭 교회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관련, 이날 개막 미사에서 최근 교회를 강타한 성 추문 파문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우리 젊은이들이 노출된 불확실함과 배제, 폭력의 상황을 되돌려야 한다"고 촉구하며 주교들에게 숙련된 경험으로 젊은이들을 이끌 것과 젊은이들에게 내재한 희망과 꿈이라는 재능을 다시 일깨울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아울러 이 자리에서 "교회가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이행할 때 죽음과 불행의 선지자들에 의해, 또한 우리 자신의 결점과 실수, 죄악으로 인해 소멸하거나, 부서지지 않도록 도와줄 것을 신게 기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여론 조사기관 퓨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의 가톨릭 신자 가운데 약 70%는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교황이 성직자에 의한 아동 성 학대 문제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사람은 전체의 약 30%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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