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 이상이 비사원 자녀…공·사립 교육 차이 없어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포스코가 경북 포항에서 운영하는 사립학교를 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4일 포스코에 따르면 1970년대 초부터 포항제철소 사원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포항시 남구 지곡·효자·대잠동 일대에 지곡주택단지를 만들고 사원과 연관기업 사원 자녀 교육을 위해 유치원과 각급 학교를 설립했다.
현재 포스코교육재단 산하에 유치원 1곳과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 고등학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일대는 녹지와 공원이 많고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자랑한다.
특히 초등학교는 서울 등 다른 지역 사립학교와 달리 수업료를 받지 않는다.
포항제철유치원과 포항제철중은 우수한 교육과정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포항제철초와 포항제철지곡초도 특성화된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업 수준이 높고 방과 후 수업도 질이 높다는 평을 얻고 있다.
이들 학교는 설립 이후 유치원과 초·중학교는 지곡주택단지에 사는 학생만 다닐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은 포항시민은 전세나 위장 전입하는 방식으로 자녀를 입학시키기도 했다.
포스코는 2009년부터 환경과 교육 수준이 높은 지곡주택단지에 모든 시민이 살 수 있도록 개방했고 이후 이곳으로 거주지를 옮긴 시민들이 늘었다.
한 시민은 "아이 교육을 위해 지곡단지로 이사했는데 학교를 안심하고 보낼 수 있고 교육 여건도 좋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 규모 5.4 지진이 난 이후 포항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락했지만 지곡단지내 주택 가격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당초 대부분 포스코나 연관회사 임직원이 살았지만 최근에는 주택단지내 주민 가운데 이들 비율이 30% 안팎으로 감소했다.
또 포스코교육재단 조사 결과 재단 산하 유치원과 각급 학교에 다니는 포스코 임직원 자녀 비율도 4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로 인해 포스코와 포스코교육재단은 유치원과 초·중등학교를 계속 사립 형태로 유지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사원 자녀가 아닌 일반 시민 자녀에게까지 교육 혜택을 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내부적으로 의무교육기관인 유치원과 초·중등학교를 사립에서 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자율형사립고인 포항제철고와 마이스터고인 포항제철공고는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직은 공립 전환 방안이 확정되지 않았고 추진하더라도 실제 전환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교육재단 관계자는 "일반 시민의 자녀 비율이 높아 사립과 공립 교육 여건에 큰 차이가 없어 공립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며 "새 회장 취임 이후 검토 중인 여러 과제 중 하나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sds1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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